컨텐츠 바로가기

06.02 (일)

임란과 민생의 참상 적나라하게 기록한 '쇄미록' 완간되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신간] 임진왜란 이면과 조선중기 사회상 기록한 보물 1096호

국립진주박물관 2년간 번역해 완역본 8권 출간

뉴스1

쇄미록 1~8권 © 뉴스1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영남과 경기에서는 사람들이 서로 잡아먹는 일이 많은데, 심지어 육촌의 친척을 죽여서 먹기까지 했단다. 한양 근처에서 전에는 1, 2되의 쌀을 가진 사람이라야 죽이고 빼앗더니 최근에는 혼자 가는 사람이 있으면 마치 산짐승처럼 거리낌 없이 쫓아가서 죽여 잡아먹는다고 한다."(쇄미록 중 1594년 4월 3일)

국립진주박물관(관장 최영창)이 임진왜란 당시 피난 생활을 생생하게 쓴 '쇄미록'을 8권으로 나눠 번역출간했다.

보물 제1096호인 쇄미록(瑣尾錄)은 유성룡의 징비록과 이순신의 난중일기와 더불어 임진왜란과 조선중기 사회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쇄미록은 '자잘하며 보잘것없는 이, 떠돌아다니는 사람'이라는 시경의 구절에서 제목을 따왔으며 오희문(吳希文)이 9년 3개월간 쓴 일기(1591년 11월 27일~1601년 2월)다.

저자 오희문은 벼슬에 오르지 못했지만 명문 가문인 연안이씨와 혼인해 인조반정의 1등 공신인 이귀를 처사촌으로, 좌의정 이정귀를 처칠촌으로 둘 정도로 위세가 대단했다.

이에 오희문의 장남 오윤겸이 영의정을 지냈고,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항복을 반대하다 끌려간 삼학사 중 한 명인 오달제가 그의 손자다.

쇄미록에는 16세기 양반과 노비의 관계, 사회적 관계망, 경제활동, 제사, 손님맞이, 의약 처방, 음식 등 양반들의 생활상이 상세하게 담겨 있다.

또한 임진왜란과 관련한 이면의 많은 기록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김면과 곽재우와 같은 의병을 높이 사지만 의병이란 이름으로 숨어 관곡이나 축내는 자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굶주림에 지쳐 인육을 먹는 참상이나 명군의 횡포에 대한 비판적 인식 등이 상세하게 기술됐다.

번역은 다년간 국가 국역사업을 수행한 전주대학교 한국고전학연구소가 맡았다.

1~6권은 일반인을 위해 현대 우리말로 쉽게 풀어 썼을 뿐만 아니라 주석 3000여 개를 추가해 역사적 사건, 인물, 지명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7~8권은 전문가를 위해 쇄미록의 여러 판본을 비교해 잘못된 점을 바로잡는 교감과 원문에 마침표나 쉼표를 찍은 표점본이다.

◇ 쇄미록 1~8권 / 오희문 지음 / 국립진주박물관·전주대한국고전학연구소 옮김 / 사회평론아카데미 / 18만원(1·2·3·6권 2만원, 4·5·7·8권 2만5000원)
art@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