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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베네수엘라 군부, 트럼프 경고에도 “마두로에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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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원조 물품 반입 막으려

육상 이어 해상·영공 봉쇄

과이도 측과 충돌 가능성

베네수엘라 군부가 19일(현지시간)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따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고를 일축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사진)에 대한 충성을 재확인했다. 군부는 해외 원조 물품 반입을 막기 위해 육상에 이어 해상·영공 봉쇄에 나섰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베네수엘라 국방장관은 이날 국영TV가 생중계한 회견에 군 수뇌부를 대동하고 나와 “우리는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무한한 순종, 복종, 충성을 재차 다짐한다”며 “외국 정부의 어떠한 명령도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베네수엘라 군부를 향해 마두로 대통령을 버리고 과이도 의장을 따르지 않는다면 군부가 누리는 기득권을 모두 잃게 될 것이라고 한 경고를 반박한 것이다. 군부의 지지에 자신감을 얻은 마두로 대통령은 “트럼프가 베네수엘라 군사령관인가”라고 비꼬았다.

과이도 의장 측이 원조 물품 반입일로 설정한 23일이 다가오면서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콜롬비아 쿠쿠타, 브라질 북부 보아비스타 등 베네수엘라 국경 인근 지역에는 미국 등 서방국가와 남미 이웃국가들이 보낸 원조 물품들이 쌓여 있지만 마두로 정권이 반입을 막고 있다.

여기에 군은 카리브해와 접해 있는 북부 팔콘주에 대해 해상봉쇄에 들어갔다. 카리브해에 있는 네덜란드의 해외 영토 이루바·퀴라소·보네르섬 등에 있는 원조 물품 반입을 막기 위해서다. 블라디미르 킨테로 해군 중장은 “팔콘주와 3개 섬 사이를 오가는 선박과 항공기의 운항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과이도 의장 측은 모집된 자원자들을 동원해 원조 물품을 들여오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를 막는 군인들과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과이도 의장 측은 해외 원조 물품이 풀리면 베네수엘라 시민들이 겪고 있는 극심한 민생고를 완화해줄 뿐 아니라 마두로 대통령 지지층의 결속력도 이완시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경제난은 미국의 제재 때문이라면서 원조가 아닌 제재 해제가 우선이라며 맞서고 있다.

김재중 기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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