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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ESC] 로산진의 나라, 박찬일이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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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향이네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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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도예가이자 미식가인 기타오지 로산진은 과거 이런 말을 했다고 해요. “식재료의 본질을 뛰어넘는 최고의 맛은 없다.” 맛의 80%는 식재료가 결정한다는 얘기와 같은 맥락이죠. 아무리 조리 기술이 뛰어나고, 에이아이(AI) 로봇 수준의 지능을 가진 요리사라도 허접한 식재료로는 궁극의 맛을 창조하긴 어렵다는 겁니다. 그래서일까요. 수년 전부터 <미쉐린 가이드> ‘별’점을 받는 요리사들은 많은 시간과 돈을 ‘식재료 탐험’에 투자하고 있어요. ‘탐험’인 이유는 아마존 정글이나 북극 같은 극지방, 곰만 출몰한다는 깊은 오지까지 식재료를 찾아 두려움 없이 ‘인디아니 존스’처럼 나서기 때문이죠.

최근 출간된 <오사카는 기꺼이 서서 마신다>를 읽고 로산진을 떠올린 것도 ‘식재료’ 때문입니다. 오사카는 일본에서도 ‘맛있는 동네’로 유명합니다. 자부심도 크지요. ‘도쿄 놈들은 스키야키도 자기네가 만들었다고 고집 피우는 거짓말쟁이들’이라며 비웃고, ‘달고 짜기만 한 간토 음식은 먹을 만한 게 아니다’라고 깎아내리죠. 그들을 박찬일 요리사가 만나 이방인의 시선에서 풀어낸 얘기가 책에 가득합니다. 하지만 그가 왜 하필 맛 탐험지로 오사카를 선택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20일마다 제철 음식이 바뀐다는 오사카’란 문구에서 힌트를 얻었어요. 신선한 식재료가 넘쳐난다는 소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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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식재료 특징 중 하나는 선명한 자연의 색입니다. 토마토는 매우 붉고, 오이는 더없이 짙은 초록색입니다. 마치 물감을 뿌린 것 같죠. 먹기도 전에 침을 고이게 하는 색입니다. 최근 패션계는 토마토색 같은 원색이 대세라고 합니다. 입기도 전에 화사한 봄을 맞은 것처럼 기분이 들뜨지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봄맛이 의상과 인테리어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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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박미향 팀장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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