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처박고 문이나 열어" 경비원 때린 아파트 주민

[연합뉴스TV 제공]

강남 초고가 아파트 단지에서 입구 차단봉을 늦게 열었다는 이유로 입주민이 경비원을 때리고 욕하는 '갑질'이 발생해 공분을 사고 있다.

20일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7시 50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파트 단지에 사는 입주자 권모(43)씨는 경비원 A(43)씨를 폭행했다. 권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하다 차단봉이 늦게 열렸다며 A씨의 인중·낭심 등의 부위를 주먹과 무릎으로 가격하고 약 10분간 폭언을 했다.

세계일보가 공개한 녹취파일에서 권씨는 A씨에 "XXX 박고 문이나 열라"면서 "젊어서 경비원 일을 왜 하느냐 나이 들고 하라"고 막말을 했다.

A씨가 "급하게 적을 것이 있어 조금 늦게 열었다"며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권씨는 "너 돈 얼마나 받길래 새해부터 여기서 욕을 먹냐", "처자식 보는 앞에서 욕을 해주겠다" 등 모욕감을 주는 언행도 서슴지 않았다.

A씨의 상급자가 와 "죄송하다"며 연신 빌어도 권씨는 욕설을 이어갔다.

세계일보는 "갑질 당사자는 입주자대표 총무이사 아들"이라며 "권씨와 그의 모친은 각각 강남 분양대행사인 가교인과 도시애 대표직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권씨의 폭행으로 입술이 찢어지고 치아가 흔들리는 부상을 입었다. 정신적으로도 큰 충격을 받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씨의 모친은 세계일보에 "부모로서 자식이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켰다니 마음이 아프다"면서 "하지만 이번 일은 저의 사회적 지위와 별개고 아들이 성인인 만큼 어디까지나 개인의 일"이라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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