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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중기중앙회장 선거 출마자 5人의 '마지막 공개토론회'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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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대상 1순위'는 회장 자리와 중기중앙회

선을 넘는 듯, 아닌 듯 상대 후보 관련 발언도

28일 총회서 '과반수 출석·과반수 찬성' 결정

메트로신문사

중소기업중앙회장 출마 후보자들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제26대 중소기업중앙회장 후보자 공개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이재한, 김기문 후보, 김기순 중소기업중앙회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주대철, 이재광, 원재희 후보./뉴시스


"IBK기업은행과 함께 중소기업을 위한 인터넷 전문은행을 만들겠다."(기호 1번 이재한 한용산업 대표)

"중소기업기관장협의회를 구성해 공동 이슈에 적극 대응해나가겠다."(기호 2번 김기문 부국금속 대표)

"남북경협을 위해 비무장지대(DMZ)에 제2의 개성공단을 만들어야한다."(기호 3번 주대철 세진텔레시스 대표)

"일거리를 만들어 한숨과 울분이 쌓여있는 중소기업을 위로하겠다."(기호 4번 이재광 광명전기 대표)

"스마트공장을 비제조업으로 확대하고 청년 전문가도 양성하겠다."(기호 5번 원재희 프럼파스트 대표)

제 26대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로 출마한 5명에 대한 공개토론회가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가운데 후보들은 선거권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 협동조합·연합회 등 단체장을 대상으로 표심을 잡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공개토론회는 지난 12일 대구, 15일 전주에 이어 세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중소기업중앙회 출입기자단 소속기자들이 질문자로 나섰다.

질의 내용에는 ▲업계 최대 관심사인 최저임금 등 노동 문제 ▲개성공단을 비롯한 남북경협 비전 ▲경제 5단체 중 하나인 중기중앙회장의 역할과 책임 ▲중견·혁신·소상공인 관련 단체들과의 관계 정립 ▲구직난과 구인난이 동시 발생하는 중소기업계 일자리 문제 ▲중소기업 중심으로의 산업구조 재편 등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에 대한 여러 현안이 두루 포함됐다.

토론회에는 유권자인 서울, 수도권, 강원지역 중소기업 협동조합 대표를 포함해 언론인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중기중앙회장 선거는 오는 28일 중기중앙회 총회에서 560~57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선거인 과반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 득표자로 결정한다. 1차 투표 결과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재투표를 통해 최종 선출한다. 회장 임기는 4년이다. 선거인 명부는 투표 전날 오후 최종 확정한다.

이날 토론회에서 개혁의 가장 큰 표적이 된 것은 중기중앙회장 자리와 경제 4단체 중 하나인 중기중앙회였다.

자신이 당선되면 이끌어 갈 중기중앙회를 과감히 뜯어고치고 회장의 역할을 재정립하겠다며 벼르고 있는 것이다.

이재광 후보는 "회장이 안돼봐서 권한이 뭔지 모르겠다"면서도 "형식적인 행사는 과감히 축소하면서 대외적인 것은 회장이, 대내 살림은 상근부회장이 각각 맡을 수 있도록 역할을 분담하고 본부는 작고, 지방은 강화하는 '작은 중앙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중기중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3명의 후보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주대철 후보는 "부회장을 해봤지만 명칭만 부회장이고, 회장이 내려놔야 할 것은 많더라"면서 "이사회도 이사회가 아니라 거수기에 불가해 반대의견을 낼 수 없었다. 회장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말했다.

원재희 후보는 "회장은 군림하고 이권을 챙기는 자리가 아니다"면서 "예산을 투명하게 집행할 수 있도록 상근부회장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회장의)기득권은 내려놓겠다"고 전했다.

역시 부회장을 맡고있는 이재한 후보는 "회장 자리는 권력에 기반하지 않을 뿐더러 부총리 예우를 받고 있지만 실은 그렇지 않더라"면서 "쉽게 만나지 못하는 장관, 의원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것이 중앙회장의 권한이자 권력이라면 권력일 것"이라고 말했다.

8년간 회장을 역임한 경험이 있는 김기문 후보는 "회장은 권한보단 해야 할 일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회장은 중소기업의 어려움과 협동조합의 문제 해결에 힘쓸 뿐 권한이 있다는 것은 오해라고 본다"고 전했다.

특히 중기중앙회 조직에 대해선 5명 모두 '이름만 빼고 모두 바꾸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재한 후보는 "중앙회는 그동안 무기력하고 무능한 채 몸집만 키워왔다"고 토로하며 "중앙회가 살길만 찾는다면 큰 불행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김기문 후보 역시 "지난 4년간 중앙회는 너무 무기력했다"고 평가하며 "얼굴마담은 안된다. 할말은 하고 할일을 하는 중앙회가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재광 후보는 중앙회를 무력, 무능, 소심의 '3무 단체'로 꼬집으면서 "중소기업이 주인이 되는 경제를 이끌어 갈 강력한 경제단체로 탈바꿈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주대철 후보는 "중앙회가 미국 LA와 베트남 호치민에 사무실을 두고 있지만 확대할 것이 아니다. 중소기업을 위한 전시판매장을 만들어 해외진출을 지원해야한다"고 말했다.

선을 넘는 듯, 아닌 듯 상대방을 염두에 둔 후보자들의 발언도 곳곳에서 엿보였다.

주대철 후보는 "현 정부에서 그 좋은 중앙회장을 해 볼라고 혼탁한 금권선거를 하는 것은 중소기업의 자존심과 기업인들의 신뢰를 훼손시키는 일"이라면서 "금권선거, 불법선거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광 후보는 "중앙회를 정치인들의 놀이터나 장기집권자에게, 또 회사의 사업과 연관짓는 사람들과 연관시켜선 안된다"면서 "치열한 경선이 끝나면 통합의 길로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기자들이 5명 후보 모두에게 발언기회를 주는 공통질문 외에도 각 후보가 상대방 후보 1명을 지정해 질문하고 답하는 기회도 마련됐다.

이재한 후보(기호 1번)는 이재광 후보(기호 4번)에게, 김기문 후보(기호 2번)는 이재한 후보에게, 주대철 후보(기호 3번)는 이재광 후보에게, 이재광 후보는 주대철 후보에게 각각 1회씩인 기회를 썼다. 원재희 후보는 질문하지 않았다.

김승호 기자 bada@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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