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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전시 ‘김홍도 Alive: Sight, Insight’-단원의 우주를 다각도로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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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하는 전시는 시간이 조금 밭다. 며칠의 여유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놓치기에는 전시의 주인공인 ‘김홍도’ 석 자의 유혹이 매우 강하다. 혜원 신윤복과 함께 조선 최고의 천재로 불리는 단원 김홍도의 작품이 미디어아트로 재현된다. 단원이 보고, 마음으로 해석하고, 그의 붓끝에서 다시 살아난 18세기 우리 선조의 모습이 구중궁궐은 물론 저잣거리까지 가감 없이 펼쳐진다.

시티라이프

▶Info

-장소 용산 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

-기간 ~2019년 2월24일

-티켓 성인 1만5000원, 학생 1만2000원, 어린이 9000원 시간 10시~18시(입장 마감 17시)

지난 시기를 탐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책으로, 말로 그리고 각종 기록물로 하는 것이다. 그중 으뜸은 그림이다. 백 마디의 말과 글 대신 한 장의 그림에 시대의 인물, 풍경 그리고 그림 뒤에 숨은 당시의 사회상까지 유추 가능한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18세기 한양의 다양한 모습을 생생히 살려 낸다. 당대 최고의 미남이자 천재 화원이던 단원 김홍도의 붓을 따라가다 보면 관객은 그림과 함께 역사를 만나게 된다.

이번 전시는 국보급이자 우리의 보물인 단원의 진품을 만나는 것은 아니다. 미디어 아트, 즉 커다란 벽을 캔버스로 활용해 그림을 투사하고 여기에 영상과 음향이 더해진 작품을 만나는 것이다. 하지만 실망하기는 이르다. 모으고 분류하는 전시의 특성에 테마와 스토리가 덧대지면 전시는 그야말로 단원의 작품뿐 아니라 그의 철학이나 인생까지 접하는 기회가 되기 때문.

이번 전시 ‘김홍도 Alive’에는 프랑스 기메박물관이 소장한 ‘행려풍속도 8곡병’과 최근 보물 2000호로 지정된 ‘삼공불환도’를 비롯해 김홍도의 작품 154점(인쇄 120점, 영상 34점)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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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다섯 개 섹션으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박달나무 언덕: 올려다보다’를 주제로 문인 사대부의 시와 음악이 흐르는 풍류 공간이 펼쳐진다. 김홍도의 스승인 강세황의 초상 ‘단원아집’의 장소인 박달나무 언덕에서는 ‘단원도’와 ‘단원풍경’을 만날 수 있다. 두 번째 섹션 ‘궁궐: 살펴보다’에서는 ‘정조의 남자’로 불린 김홍도를 통해 당시 정치와 왕실의 권위를 감상할 수 있다. 궁중 화원으로 정조의 통치 이념을 화폭에 담았던 김홍도는 ‘시흥환어행렬도’, ‘규장각도’, ‘원행을묘정리의궤반차도’ 등의 작품으로 관객을 맞는다.

세 번째는 ‘금강산: 내려다보다’다. 금강산의 비경을 60화폭에 담은 ‘금강산화첩’은 아름답고 신비로운 금강산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네 번째 ‘저잣거리: 꿰어보다’에서는 김홍도의 장기인 ‘풍속’과 만난다. 말 그대로 김홍도는 ‘행려풍속도 8곡병’ 등에 날것 그대로의 저잣거리를 시대를 초월해 우리에게 전달한다. 다섯 번째 ‘단원의 방: 응시하다’에는 ‘포의풍류도’가 준비돼 있다. 예술적 경지에 이르러 내면으로 시선을 돌려 자신을 성찰했던 김홍도의 번민과 고뇌 그리고 고독을 느낄 수 있다.

모든 작품이 다 소중하지만 그중에서도 8폭 병풍인 ‘삼공불환도’는 역작이다. 송나라 시인 대복고의 시에서 따온 ‘삼공불환’은 자연 속에서 사는 즐거움이 높은 벼슬인 ‘삼공’의 지위도 부럽지 않다는 도가의 사상이 담겨 있다. 강과 산, 집과 논, 손님과 주인, 농부와 낚시꾼 등이 묘한 대비를 이루며 김홍도의 거침없는 붓끝에서 생생하게 드러난다.

이번 전시의 오디오 가이드는 방송인 오상진이 맡아 전시의 이해를 도와준다. 전 기간 청취 가능하며 오디오 가이드 대여 수익금은 기부될 예정이다.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김홍도 Alive’ 전 공식 홈페이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67호 (19.02.2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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