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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뉴스 TALK] 금속노조 "지금 車산업 위기"… 업계선 "장본인들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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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조가 최근 한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반값 공장'의 광주형 일자리나 파업 관련 내용이 아닙니다. 270여 쪽 분량의 제목은 '미래형 자동차 발전 동향과 노조의 대응'. 내용은 "국내 자동차 산업이 위기에 처했고, 노·사·정이 하나로 의견을 모을 수 있는 방법론 개발이 시급하다"는 게 핵심입니다.

현 정부 이후 더더욱 대화 대신 강경 투쟁으로 기울고 있는 금속노조가 냈다는 보고서로서 다소 의외입니다. 얼핏 보면 경총(한국경영자총협회) 주장과도 흡사합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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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일각에서는 파업을 일삼던 금속노조가 달라지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보고서에서 사회적 대화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독일 금속노조를 모범 사례로 제시하고 "산별노조로서 정부나 기업에 기득권 보호를 요구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학습을 통한 산업정책과 실행 계획을 가져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는 현 자동차 산업 위기의 핵심 원인인 금속노조가 이런 보고서를 낸 게 의아하다는 반응도 적잖습니다. 한 자동차 전문 연구원은 "강성 노조 활동에 대한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일 수 있다"며 "태도 변화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말했습니다. 한 자동차 업체 관계자는 "금속노조는 절대로 바뀔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자신들의 강성 노선으로 지금의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악화를 만든 금속노조가 아무런 반성 없이 마치 다른 원인으로 인해 자동차 산업 위기가 도래한 양 보고서를 낸 것은 어이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지금도 금속노조는 광주형 일자리를 강력 반대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 확대를 반대하며 사회적 대타협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도 불참하고 있습니다.

세계 자동차 산업은 전대미문의 격변기에 놓여 있습니다. 2016~2017년 사상 최대 수준 실적을 기록한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지난해 11월 전 세계에서 8%를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할 정도입니다. 이 와중에 우리처럼 첨예하게 노사 갈등을 벌이는 곳은 찾기 어렵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금속노조가 진단한 자동차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자신들의 '태도 변화'라는 것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김강한 기자(kimstr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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