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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뉴욕 레스토랑은 '혼밥족'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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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손님 5년전보다 80% 늘어

테이블 회전율 높여줘 큰 도움

'혼밥족(혼자 밥 먹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로 붐비는 식당에 혼자 들어가 앉으면 뒤통수가 따갑기 십상이다. 그러나 뉴욕에선 '혼밥족'이 환대를 받는 손님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레스토랑 업계가 1인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1인 고객에게 메뉴엔 나와 있지 않은 특별 요리와 간단한 식전 음식을 대접하거나, 혼밥·혼술을 하는 손님을 위해 1인용 테이블을 따로 마련해 놓는 레스토랑이 뉴욕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레스토랑 입장에서 보자면 매출 상승에 큰 도움이 안 되고 자리만 차지하는 혼밥족은 그리 반갑지 않은 손님일 수 있다. 그럼에도 레스토랑이 이들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하는 것은 바쁜 일상과 개인주의가 만연한 뉴욕에선 1인 고객이 무시할 수 없는 고객층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WSJ는 "혼자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레스토랑 전체 매출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스토랑 예약 사이트인 '오픈 테이블'에 따르면, 작년 1인 식사 예약 건수는 2014년에 비해 80% 증가했다. 밸런타인데이에도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들 사이에서 개의치 않고 밥을 먹는 '혼밥족'이 많아지는 추세다. 작년 밸런타인데이에 홀로 테이블을 예약한 건수는 2017년 같은 날 대비 33% 늘었다.

'혼밥족'이 환대받는 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일행과 대화를 하며 레스토랑에 오래 머무르는 고객들과 달리 1인 고객은 식사만 한 후 빨리 떠나기 때문에 레스토랑의 회전율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미국 대표 요리학교 ICE(Institute of Culinary Education)의 전 학장 스티븐 재거는 "단골 1인 고객은 나중에 동료와 친구를 데리고 다시 레스토랑을 찾곤 한다"면서 "이들을 일종의 홍보 대사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오윤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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