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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수입 연어·방어에 '국민 횟감' 자리 내주는 넙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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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감 어류 점유율 10년 새 최저…산지가격 생산원가 밑돌아 양식어가 울상

연어 수입량 10년 전보다 8.8배↑…활어회 중심 시장 다변화 필요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국민 횟감'인 넙치(일명 광어) 양식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어 생존전략 모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비 시장 변화와 연어·방어 등 대체 어류 수입 증가 등으로 인한 공급과잉 때문에 산지 가격이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등 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해양수산개발원(KMI)의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 넙치 산지 가격은 ㎏당 8천600원이지만,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가격은 7천647원으로 10년 전인 2008년(9천754원)과 비교해 21.6%나 하락했다.

게다가 산지가격 8천600원은 생산비(㎏당 9천739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연합뉴스

[해양수산개발원 제공]



최근 10년 사이 생산비를 밑도는 넙치 산지가격이 형성된 해는 2008년, 2014년, 2018년이었다.

세 해 모두 무게 1.0㎏ 이상인 넙치의 출하 가능 물량이 전년보다 80% 이상 늘어난 것이 가격 하락의 원인이 됐다.

최근에는 소비 패턴 다양화로 인한 수요 감소까지 겹쳐 심각성이 더하다고 해양수산개발원은 밝혔다.

2008년에는 넙치 양식 물량이 전년보다 2.9% 적었음에도 세계금융위기로 인한 수요 감소로 가격이 하락했고, 2014년에는 양식 물량이 전년보다 22.8%나 늘어 공급과잉을 초래했다.

2018년에는 양식 물량이 전년보다 4.0%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무게 1.0kg 이상 넙치 출하 대기 물량은 2배 이상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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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개발원 제공]



횟감용 어류 전체 공급량이 12만4천32t으로 전년보다 4.0% 증가했지만, 넙치 비중은 최근 10년 내 가장 낮은 28.3%로 떨어졌다.

대체 어종인 '연어'와'방어' 등의 수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2008년 2만여t이던 횟감용 어류 수입량은 2018년 3만8천251t으로 90.9% 늘었다.

그 가운데 연어는 2천465t에서 2만4천58t으로 875.8%, 방어는 246t에서 1천574t으로 538.7%나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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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촬영 이상학]



넙치의 횟감 시장 점유율은 계속 하락해 2008년에는 50~60%에 달했지만, 2018년에는 30~40%에 그쳤다.

반대로 연어는 50%대를 기록한 달이 대부분이었다.

방어 역시 2008년에는 겨울철(10월~2월) 월평균 점유율이 4~5%에 불과했지만, 2018년에는 15% 이상으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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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개발원 제공]



해양수산개발원이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구글의 '방어', '연어'. '넙치' 관련 트랜드 빈도를 지수화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넙치는 방어와 연어보다 낮게 나타났다.

방어는 겨울철 다른 어류들보다 트랜드 지수가 가장 높아 계절 어류로 자리매김을 했고, 연어는 연중 트랜드 지수가 높아 넙치와 조피볼락(일명 우럭) 다음으로 횟감 시장의 대표 어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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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방어의 계절입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롯데백화점이 본점과 잠실점에서 15일까지 대방어를 판매한다. 대방어 회 1팩 1만 원, 모둠 초밥 1만4천9백 원, 조림 1만 원 등이다. 8일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모델들이 대방어를 소개하고 있다. 2018.11.8 xyz@yna.co.kr



넙치의 위기는 기존 소비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 크다고 해양수산개발원은 분석했다.

수입 횟감용 어류들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고 소비 행태도 다양해지고 있지만, 넙치는 여전히 일반 횟집에서 회로 대부분 소비되고 있다.

1만4천개로 추정되는 전국 횟집 대부분이 넙치를 취급하고 있음에도 소비가 줄고 있는 것은 연어와 대조적이다.

연어 전문점은 최근 5년 새 급증해 2018년 말 333개까지 늘었다. 여전히 일반 횟집과 비교도 안 될 만큼 적은 수이지만 연어 단일 품목만 판매하기 때문에 넙치 생산량보다 많은 연간 약 4만t의 시장을 형성했다.

해양수산개발원은 국내 양식어류 생산량 1위 넙치 산업이 생존하려면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는 우량 종자 개발과 스마트 양식 시스템 도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2022년 배합사료 사용 의무화 등을 통해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1인 가구 증가 등 소비시장 변화에 맞춰 1인용 포장 회, 회덮밥, 초밥, 물회 등 시장 세분화도 주문했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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