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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뉴스 TALK] 전경련 차기회장 구인난, 中企중앙회는 "줄을 서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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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재계 대통령'으로까지 불렸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이 후임 선임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해 이사회(오는 14일), 총회(이달 말)가 예정돼 있는데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습니다. '중소기업 대통령'이라 불리는 중소기업중앙회장도 비슷한 시기에 후임 회장을 선출합니다. 이곳은 "서로 하겠다"는 후보들이 난립하면서 흑색선전까지 나타나고 있어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 8년째 회장직을 맡고 있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올 2월 임기가 끝납니다. 허 회장은 2년 전에도 "더 이상 연임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맡을 사람이 없어 연임했습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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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이 지나도 상황이 바뀐 것은 없어 보입니다. 전경련은 현 정권에서 적폐 집단으로 찍혀 있습니다. 미르·K스포츠재단 사건으로 처벌받은 임직원은 없지만 기금 출연을 주도하는 등의 무리한 행보도 있었습니다. 현 정부 이후 전경련은 대통령의 해외 순방 경제사절단, 청와대 신년회, 여당 주최 경제단체장 신년간담회 등에 철저하게 소외됐습니다. 지난달 청와대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 간담회에 허창수 회장은 전경련 수장이 아니라 GS그룹 회장 자격으로 참석했습니다. '전경련 패싱(배제)'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을 정도입니다.

차기 회장 후보군도 마땅치 않습니다. 이미 4대 그룹(삼성·현대차·SK·LG)은 전경련에서 탈퇴했고, 다른 대기업 회장들도 '눈치'를 보는 형국이라 허 회장의 5연임 얘기가 흘러나옵니다. 50년 넘는 역사의 전경련은 공과(功過)가 있습니다. 정치자금 모금 창구 등의 오점도 있지만, 고(故) 최종현 회장 시절 금리인하론을 펼치며 성장담론을 주도해 경제성장의 보루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요즘 재계에서는 기업들의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는 목소리가 실종됐다면서 경제 단체 무용론까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때 재계의 대변인 역할을 하던 전경련이 차기 수장조차 못 구하는 현실을 보면서 씁쓸함을 감추기 힘듭니다. 정권에 따라 경제 단체의 위상까지 좌우되는 게 한국만의 현실이 아닌가라는 생각에서입니다.

신은진 기자(momof@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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