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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새출발 유통 CEO (1)] 전창원 빙그레 대표, 포트폴리오 다각화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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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정체 속 취임 사업모델 재창조 강조

베트남 진출 등 해외사업·온라인 강화

성장정체 속 취임 사업모델 재창조 강조
베트남 진출 등 해외사업·온라인 강화

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지난해 말 유통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다수 교체됐다. 국내 시장이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자 타개책으로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이들의 올해 경영 목표 및 방침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

빙그레가 올해 박영준 전 대표 후임으로 ‘재무통’ 전창원 대표이사를 선임하며 새롭게 출발한다.

전 대표이사는 가정간편식(HMR) 사업 등을 시작으로 빙그레의 냉장·냉동 제품 위주의 내수 중심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 올해 경영 화두 ‘사업모델 재창조’

전창원 대표는 올해 부임과 동시에 ‘사업모델 재창조 및 발굴’을 경영 화두로 제시했다. 현재 냉장·냉동 제품 위주의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빙그레의 매출액은 8607억원, 영업이익은 457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중 매출의 56%는 냉장제품이 44%는 냉동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나 요플레 등 스테디셀러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간 성장 정체를 거듭하고 있어 사업 영역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빙그레는 2017년부터 사업다각화를 시도했다. 당해 7월에는 HMR 브랜드 ‘헬로빙그레’를 출시했다. 이어 지난해 5월에는 반려동물 식품브랜드 ‘에버그로’를 출시, 펫푸드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올해는 ‘비바시티’라는 브랜드로 2030 여성을 대상으로 한 건강기능식품 출시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HMR과 펫푸드시장은 최근 급성장하면서 신규 공급자가 늘어나 후발 주자가 자리잡기 쉽지 않다.

조미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빙그레가 신사업을 시도하고 있는 냉동밥, 죽 등 HMR은 성장하는 시장인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고 지적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헬로빙그레가 아직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분간 이 부문 마진율이 축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외형 성장은 가능하지만, 매출과 함께 늘어나는 원가 부담 역시 유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빙그레는 헬로빙그레 유통 판로를 안정적으로 넓혀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HMR은 온라인으로 출시했던 점 때문에 아직 온라인 판매 의존율이 60%에 달하지만 오프라인 채널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지난해 GS슈퍼, 홈익스프레스 등 주요 슈퍼 체인들에 이어 이마트에도 입점했으며 현재 다른 할인점과 편의점에도 입점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 해외사업 확대도 재도전

빙그레는 올해 사업구조를 다각화해 기존 비즈니스와 시너지를 내면서 동남아, 특히 베트남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빙그레 실적은 2013년 이후 내리막길이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13년에 처음 매출 8000억 원대를 돌파했지만 이후 횡보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빠른 속도로 감소했다.

2012년 600억원대인 영업이익은 지난해 반토막 나 300억 원대에 머물렀다. 평균 6~8% 수준이던 영업이익률은 4% 대까지 하락했다.

침체의 원인은 매출의 95%를 차지하는 내수시장의 부진에 있다. 최근 국내 빙과류 및 가공유 시장은 시장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동시에 경쟁사들의 시장 진출로 대체재 공급은 늘어났다. 자연스레 유업체와 빙과업체간 판촉 및 할인 경쟁이 심화됐고 수익성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에 빙그레는 해외에서 기회를 끊임없이 엿보고 있다. 2010년 이후 브라질에서 분 메로나 열풍, 최근 중국에서의 바나나우유 깜짝 호황은 빙그레의 해외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입증한 경험이다.

빙그레는 2013년과 2014년에 이어 2016년에도 브라질법인, 중국법인, 미국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 공략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지난 5년간 빙그레의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5% 수준으로 2~3%에 머무르던 이전에 비해 약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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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채널 영업 강화

기존 대리점·영업점 등 오프라인 중심의 영업을 온라인 채널로 보다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빙그레는 카카오톡을 통한 ‘바나나맛우유 뽑기’ 판매 등 차별화된 마케팅을 이어갔다. 밀리언셀러인 바나나맛 우유를 앞세워 ‘세상에 없던 우유’ 시리즈 마케팅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내에서 꾸준히 이어갔다.

빙그레는 지난해 ‘함께 놀아요 바나나맛우유’ 캠페인을 전개했다. 추억의 놀이를 판매한 ‘바나나맛우유 뽑기’와 관련 온라인 영상을 실시하며 바나나맛우유가 세대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길 바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바나나맛우유 뽑기는 바나나맛우유 모양의 용기에 팽이, 공기, 학종이, 실뜨기, 고무줄, 구슬 중 한 개가 무작위로 들어가있는 제품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사람 사이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아쉬움을 많이 느껴 이번 캠페인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바나나맛우유 뽑기 온라인 영상광고도 화제를 모았다. 배우 이시언, 박진주를 모델로 한 온라인 영상광고는 공개 2주만에 90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총 22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2018년 2분기 유투브 인기광고 영상 5위에 선정된 바 있다.

인기를 바탕으로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 뽑기 2차 판매를 실시하기도 했다. 그 결과 총 6만개를 판매하며 카카오톡 선물하기 베스트 1위에 랭크됐다. 구매 인증 이벤트에는 1500명이 넘는 지원자들이 몰렸다.

빙그레 관계자는 “바나나맛우유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과 친숙한 브랜드 이미지를 통해 지난 해 국내 가공유 최초로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며 “지속적으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캠페인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재무부 중심 조직개편 추진

전 대표는 지난해 말 재무부를 재무담당으로 확대 개편하는 등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조직개편의 핵심은 재경조직이다. 재경부가 재경담당으로 승격했다.

재경부 아래 있던 회계팀과 자금팀 이외에 별도로 존재하던 감사팀이 재경담당 아래로 편제됐다. 빙그레는 3개 이상의 팀을 하위조직으로 두고 있는 부서를 ‘담당’으로 칭한다.

신설된 재경담당은 이번에 승진한 고재학 상무보가 맡게 됐다. 1992년 빙그레에 입사한 고 상무보는 줄곧 재무관련 부서에만 몸 담아왔다. 재무관리통인 전 대표가 재무조직에 몸 담을 당시 함께 일했다.

고 상무보가 재경담당 임원이 되면서 조직개편 이전 재무부를 책임졌던 박창훈 상무는 경영관리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장 직속 조직이던 총무팀은 경영관리담당으로 편제됐다. 경영관리담당은 기획조정실 역할을 하는 곳이다. 영업부서도 담당으로 승격했다. 사업1부와 사업2부가 각각 냉동사업담당과 냉장사업담당으로 이름을 바꿨다.

빙그레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유관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가 따로 나뉘어져 있어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업무의 연관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됐다”면서 “조직개편으로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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