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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트럼프 국정연설, 통합 강조하며 반이민 정책은 유지...수사만 있고 내용은 없는 트럼프식 통합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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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에서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비전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파를 떠난 통합을 강조했지만 국경장벽 건설 등 사회적 분열의 원인이 되고 있는 정책에서는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화려한 수사만 있고 실질적 내용은 없는 ‘트럼프식 통합론’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서 열린 신년 국정연설을 화합을 강조하면서 시작했다. 그는 “오늘 밤 내가 제시하는 의제는 공화당이나 민주당의 의제가 아닌 미국민의 의제”라고 밝혔다. 또 “우리는 복수와 저항과 보복의 정치를 거부해야 하고, 협력과 타협과 공동선의 무한한 가능성을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전례없는 경제적 붐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일자리 창출, 낮은 실업률 등 자신의 집권 초기 경제적 성과를 자랑했다. 그는 “미국의 경제는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고, 미국의 군사는 세계 최강”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강경한 반이민 정책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의회가 남쪽 국경을 지키기 위해 정부에 자금을 제공할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10일을 남겨두고 있다”면서 민주당을 향해 자신이 주장해온 57억달러 국경장벽 예산의 통과를 압박했다. 임시 예산안의 시한이 끝나는 15일까지 장벽예산에 합의하지 못하면 또 다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부유한 정치인들이 장벽 뒤에 숨어서 사는 동안 미국 노동자들이 불법 이민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민주당을 공격했다.

그는 또 “바보같은 전쟁과 정치 그리고 터무니없는 정파적 조사”는 “경제적 기적을 방해할 것”이라며 하원 다수당이 된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 관련 의혹 조사를 비판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에서 미군 철군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성공을 위해 가장 우선해야 할 것 중 하나는 재앙과도 같은 무역정책을 뒤집는 것”이라며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 폐기 등 지난 2년 무역정책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그는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서는 “우리는 지금 중국과 새로운 무역협상을 체결하려 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협상은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끝내고, 우리의 만성적인 무역 적자를 줄이고, 미국의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구조적인 변화를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밖에 여권 신장, 흑인 차별 시정, 약값 합리화, 인프라 개발 등의 정책 이슈도 제시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반란자에서 2020년 재선을 생각하는 대통령으로 바뀌었다”면서 “하지만 재선을 위해 필요한 보다 폭넓은 지지층 확보에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란한 국정연설에서 조화와 대결 사이를 오갔다”고 평가했다.

워싱턴|박영환 특파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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