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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유럽국가들, '과이도 임시대통령' 잇따라 인정…EU 차원은 무산(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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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佛 英 스페인 등 14개국 연쇄 지지…伊, 'EU 차원 지지성명' 반대

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정정 불안_마두로 vs 과이도(PG)
[이태호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파리·브뤼셀=연합뉴스) 김용래 김병수 특파원 = 베네수엘라 사상 초유의 '두 명의 대통령' 사태와 관련, 유럽국가들이 4일(현지시간)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으로 잇따라 공식 인정했다.

이에 따라 야권으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현 대통령은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로부터 퇴진 및 대선 재실시에 대한 더 큰 압박에 직면하게 됐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이 EU 차원에서 추진했던 '과이도 임시대통령 공식 인정' 성명은 이탈리아 등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

지난달 26일 마두로 대통령에게 8일간의 말미를 주고 새로운 대선 실시 계획을 밝히라고 압박했던 독일, 프랑스, 영국, 스페인, 스웨덴 등 EU 주요국가들은 마두로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자 이날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스페인 정부는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인 과이도를 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으로 공식 인정한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산체스 총리는 과이도 임시대통령에게 조속히 베네수엘라의 대통령 선거 계획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일본을 방문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과이도 국회의장은 "베네수엘라의 합법적인 임시대통령"이라고 말하며 과이도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제임스 슬랙 대변인은 영국이 베네수엘라의 변화를 돕기 위해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은 베네수엘라의 조기 대통령 선거가 베네수엘라 위기사태의 평화로운 해결을 보장한다며 조기 대선 실시를 촉구했다.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교장관은 작년 5월 마두로 대통령이 재선된 베네수엘라의 대선은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며 베네수엘라는 자유롭고 공정한 대선을 다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 프랑스, 영국, 스페인, 스웨덴에 이어 오스트리아, 덴마크, 네덜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핀란드, 체코, 포르투갈, 룩셈부르크 등도 잇따라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으로 공식 인정하고 나섰다.

그러나 EU 차원에서 추진된 과이도 임시대통령 인정 성명은 이탈리아 등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EU는 그동안 베네수엘라 사태가 악화하자 이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 정할지를 놓고 협의해왔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일부 회원국들은 '임시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선 과이도 국회의장을 인정하는 데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들 국가는 베네수엘라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과이도 국회의장을 놓고 미국과 러시아가 대리전 양상을 벌이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해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미국, 캐나다, 호주, 남미 국가들은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했지만, 러시아와 이란 등은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은 작년 5월 치러진 대선에서 68%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지만, 야권은 유력후보들이 가택연금과 수감 등으로 선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치러진 대선은 무효라며 마두로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마두로 정권의 퇴진 요구를 주도해온 과이도는 지난달 23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현장에서 자신을 '임시대통령'으로 선언한 뒤 반정부 운동을 이끌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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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EU 본부 모습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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