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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푸틴, 트럼프의 우주 패권에 맞불...냉전시대 우주 군비 경쟁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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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우주에서 군비 확장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맞서 군비 경쟁을 예고했다. 이로써 냉전시대 우주 전쟁 시나리오가 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의 면담에서 우주 공간에 기반을 둔 미국의 새 미사일 방어전략에 맞설 대응 계획을 조만간 소치에서 열릴 국방 조달회의 전까지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우주 공간에 무기를 배치하려는 특정 국가들의 계획에 대해 알고 있다. 나는 그러한 잠재적 위협을 어떻게 상쇄할지에 대해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특정 국가들의 계획'은 미국 국방부가 지난달 17일 발표한 '새 미사일 방어 검토보고서'(MDR)를 가리킨 것이다. 미 국방부는 이 보고서에서 우주 공간에 요격기를 배치하고 미사일 탐지와 추적을 위한 센서를 배치하는 등의 실험적 기술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권고했다. 이는 우주에서 적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한다는 구상으로 1980년대 미 로널드 레이건 정부가 시도했으나 천문학적인 예산으로 무산됐던 ‘스타워즈’ 계획과 비슷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방어 검토보고서 내용을 발표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미국을 겨냥해 발사된 어떤 미사일도 탐지, 파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모든 형태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미국민을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앞서 지난해 6월 독립적인 우주군 창설을 국방부에 지시했고 같은해 12월에는 미군 우주사령부 창설을 지시하는 내용의 행정각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한편 2일 미 정부는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의 이행을 중단하고 러시아의 조약 미준수시 6개월 뒤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러시아에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관례적인 국제법에 따라 미국은 러시아의 중대한 위반에 대한 대응으로 오늘 INF 조약에 따른 의무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INF 조약은 냉전이 한창이던 1987년 12월 레이건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체결해 이듬해 6월 발효됐다. 사거리 500~1000km의 단거리와 1000~5500km의 중거리 지상발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시험, 실전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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