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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트럼프, 終戰 준비…北정권 전복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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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2차 미·북정상회담 날짜와 장소를 다음주 초에 직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정상회담 개최지는 베트남의 휴양지인 다낭, 날짜는 이달 26~27일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전제로 미국이 종전선언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혀 주목된다.

비건 대표는 이날 미국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한반도는 70년 이상 전쟁 상태에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북한을 침공하거나 정권 전복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비건 대표는 이어 "싱가포르 합의 사항은 동시적·병행적으로 진전시켜야 한다"며 "우리는 양측의 신뢰 구축에 도움이 될 많은 행동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1차 미·북정상회담 때 만든 '센토사 합의문' 가운데 비핵화 문제뿐 아니라 새로운 미·북 관계 수립,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 등도 동시에 진척시키겠다는 뜻이다.

아울러 2차 정상회담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영변 핵시설의 완전한 폐기 등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결단하면 미국도 종전선언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건 대표는 다만 직접적 경제 제재 완화에 대해선 향후 비핵화의 완성 단계에 가서야 가능하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또 미국의 대북 협상 목표는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라고 못 박으면서 워싱턴 조야가 우려하는 이른바 '스몰딜' 가능성을 불식하려는 발언도 내놨다. 그는 이날 "비핵화 과정이 최종적으로 되기 전에 포괄적 신고를 통해 미국이 북한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프로그램의 전체 범위에 대해 완전히 파악해야 한다"며 "WMD뿐 아니라 운송수단과 생산시설도 모두 폐기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판문점에서 북한과 실무협상을 하기 위해 3일 내한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비건 대표의 발언은 최근 미 정보당국을 비롯해 워싱턴 조야에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회의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받았다. 이들의 발언으로 2차 미·북정상회담 개최는 기정사실화됐다. 또 미국이 2차 정상회담에서 실질적 성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종전선언을 포함한 전향적 상응 조치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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