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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할머니 멋졌어요" 김복동 할머니 추억한 수요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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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조준영 기자] [30일 제1372차 집회 400여명 모여…슬픈 표정 시민들 '추모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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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동 할머니 별세 이후 처음 열리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시위'가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진행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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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되게 멋졌어요. 많이 고생하셨고 그만 쉬세요. 저희가 무거운 책임지고 살아가겠습니다"

김복동 할머니가 별세한 이후 처음 열리는 수요집회 분위기는 평소보다 무거웠다. 30일 낮 12시 시민 400여명은 검은 외투 차림으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 평화의 소녀상 앞에 모였다.

이날 제1372차 수요집회는 김 할머니를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됐다. 묵념하는 시민들은 슬픔에 잠긴 표정이었지만, 김 할머니는 머플러를 한 소녀상의 오른편 영정사진 안에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은 "김복동 할머니가 '이 일을 괜히 시작했다.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고 한탄하신 적이 있다"면서도 "할머니는 포기하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한 총장은 "할머니는 (다른) 피해 여성에게 용기를 주시고 어떻게 싸워나가야 할지 지침이 돼주셨다"며 "그 뜻을 이어가겠다는 우리 다짐을 아신다면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가실 거라 생각한다"고 추모했다.

수요집회는 일본 정부에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1992년 1월부터 싯작돼, 27년째 이어지고 있다. 김 할머니는 2017년 병석에 눕기 전까지 거의 매주 집회에 참석했다. 평소 김복동 할머니와 함께 수요집회를 지키던 길용옥, 이용수 할머니는 이날 김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참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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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동 할머니 별세 이후 처음 열리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시위'가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진행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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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발언에서도 김복동 할머니를 향한 추모는 이어졌다. 홍서연양(19)은 "김복동 할머니가 별세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자리에 꼭 서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일본 정부가 하루빨리 우리에게 사과해야 하는데, 그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기억하고 또 기억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의기억연대는 김 할머니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의 '나비 메시지'도 소개했다. '별이 되어 지켜보실 것이라 믿고 있겠습니다', '할머니가 꿈꾸시던 평화가 올 때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등 내용이다.

이날 정의기억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이제 스물세분의 피해 할머니께서 생존해 계신다"며 "우리에게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지막 순간까지 싸워야 한다고 말씀하신 김복동 할머니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함께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2년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일본군의 위안부 만행을 공개한 김 할머니는 이달 28일 밤 10시41분 향년 93세를 일기로 영면했다. 2017년 대장암 판정을 받은 김 할머니는 이달 11일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으나 끝내 눈을 감았다. 김 할머니의 장례식은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시민장'으로 진행되며 빈소는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다. 발인은 2월1일 금요일이다.

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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