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식 목포시장이 본 투기 의혹
“부동산 투기 막을 조례 제정할 것”
‘1987’ 효과와 문화구역 기대감에 급등 조짐
김 시장이 구상 중인 조례안은 근대역사문화 공간인 목포 원도심의 부동산 가격 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목포시가 해당 지역에 대한 부동산 매입이나 주택보수 지원금을 지급할 때 투기 세력을 원천 배제하는 게 골자다. 투기 세력이 개입한 주택은 매입 대상에서 빼고, 보수 지원금을 받은 집 주인이 일정 기간 내 주택을 팔 경우 지원금을 전액 환수하는 방식 등을 통해서다.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할 수는 없기에 지원금을 줄 때 투기 세력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법 제22조에 따르면 지자체장은 법령의 범위 안에서 각종 사업에 대한 조례를 의회에 상정할 수 있다. 김 시장은 이미 지난해부터 목포시 의원들 사이에서 집값 급등이나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우려가 컸다는 점에서 무난히 조례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목포시는 이번에 문제가 된 근대역사문화 공간 내 부동산 매입을 위해 1차로 45억2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김종식 목포시장이 지난 22일 목포시청에서 시청을 찾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등에게 근대문화역사공원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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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87 개봉 후 낙후된 원도심에 관광객 발길
연희네슈퍼는 2017년 12월 개봉한 영화 1987에서 대학생 이한열(강동원 분)과 연희(김태리 분) 가 가게 앞 평상에서 시국의 아픔을 나누던 곳이다. 대학 신입생인 연희가 엄마·삼촌과 함께 살던 곳은 영화 내용과 관련이 없는 목포에서 촬영됐다. 영화 속 실제 무대인 서울이나 수도권은 30여 년 전의 낡고 오래된 주택가가 남아 있는 곳이 극히 드물어서다.
목포시 서산동 선창가에 자리한 슈퍼 일대는 영화 속에서 묘사된 80년대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60~70년대의 낡은 건물들이 빼곡한 이곳은 영화 개봉 후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관광객이 몰리자 슈퍼 주변으로 커피숍이나 식당 등도 늘어나는 추세다.
영화 ‘1987’이 촬영된 전남 목포시 서산동 ‘연희네슈퍼’ 앞 거리. 프리랜서 장정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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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원도심 부동산 가격 1년 새 31% 급등
김 시장은 “문화보존구역 내 집값·땅값 상승은 부동산 투기나 원주민이 쫓겨나가는 젠트리피케이션 같은 심각한 문제를 만든다”며 “문화재청의 자문을 받아 보존구역에 사는 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을 막겠다”고 했다.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의원이 지난 23일 전남 목포 역사문화거리 박물관 건립 예정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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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최경호·이가영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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