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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물건 올려두니 "할인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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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온라인 쇼핑의 장점을 오프라인에서도 적용… IT 기업과 손잡고 투자 나서]

머니투데이

한 미국 소비자가 지난 2017년 6월 독일 식료품 체인업체 알디의 시카고점에서 구매한 물품을 계산하고 있는 모습.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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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상품을 골라 선반에 놓았더니 상품 정보가? 온라인 쇼핑몰에 밀리며 위기를 맞은 미국 소매업계가 온라인 쇼핑의 장점을 오프라인 매장에 적용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온라인 쇼핑 '기술'로 몰락한 소매업계가 고객을 다시 유치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역시 기술을 꼽고 있다"면서 "전자상거래를 오프라인에 접목시키려는 의도"라고 보도했다. 빠르고 편리한 온라인 쇼핑의 장점을 오프라인에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 최대의 식료품 체인인 크로거는 이달 초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커넥티드 스토어' 사업을 발표했다. 커넥티드 스토어에서는 상품을 올려놓는 디지털 선반에 상품 정보·할인 등의 광고가 나온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미리 쇼핑 품목을 작성하면 매장 도착시 품목 위치를 알려주며 쇼핑 동선도 최적화시킨다. 오프라인 쇼핑을 온라인처럼 보다 편리하고 단순하게 만들려는 것이다. 크로거는 현재 미 신시내티주에 1000여명의 IT 전문가들이 근무할 디지털 본부를 건설 중이기도 하다.

월마트도 최근 머신러닝·소프트웨어 전문가 및 데이터 과학자 등 2000여명을 새로 고용하기로 했다. 이들을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고객들의 쇼핑 경험을 개선시킨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월마트 매장에서 판매하는 물품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폰 앱도 개발했다.

이에 IT 기업들도 소매업계와의 협업을 새로운 기회로 보고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소매업계가 몰락 위기에 처했지만 아직 미국 소비자들이 쇼핑하는 품목의 85%가 오프라인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 IT회사 C2RO는 고객의 나이와 키를 분석해 단골손님을 알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온라인 매장이 개인의 취향을 파악해 자동으로 추천 상품을 알려주는 것처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맞춤형 쇼핑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IT 스타트업 케이퍼도 바코드를 찍지 않고 매장에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이미지 분석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지난주 뉴욕에서 열린 전미소매업협회의 연례행사에는 시스코, 휴렛팩커드(HP), 오라클, 인텔 등의 실리콘밸리 IT 대기업들도 참석했다.

인텔 소매부서의 스테이시 슐만 최고혁신책임자(CIO)는 "기술이 소매업의 기초를 새로 정의하고 있다"면서 "이제 상품을 소비자에게 밀어붙인다고 해서(푸시 마케팅) 팔리는 시대는 갔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가 지루하지 않도록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은 매장 내 혁신에 회의감을 드러낸다. 매장에서는 체험만 하고 온라인에서 구매할 확률이 크다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 리테일의 네일 샌더스 상무이사는 "매장 내 (기술 혁신은) 화려한 도구에 불과하다"면서 "창고 자동화 등 작업의 효율성을 올리는 기술변화가 수익을 내는데 있어 더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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