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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英 브렉시트, '화약고' 북아일랜드에 불붙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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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베리 '폭탄테러' 이어 동종범행 반복돼

배후에 뉴IRA 지목…英, '하드보더' 혼란 수습 총력

뉴스1

19일(현지시간) 늦은 오후 발생한 북아일랜드 런던데리 차량폭탄 테러 현장.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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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Brexit) 시한이 두 달 남짓 남은 가운데 영국령 북아일랜드에서 신·구교도 간 오랜 갈등이 재점화될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북아일랜드 런던데리에서 도난 차량이 주거지 거리에 버려진 채 발견돼 일대에 폭발물 경보가 발령됐다. 이 차량은 앞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괴한 3명이 강탈했던 도난 차량이었다.

북아일랜드 경찰은 현장을 폐쇄하고 군병력과 로봇을 투입해 폭발물 제거 작업을 벌였다. 해체 과정에서 굉음과 검은 연기가 발생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같은 날 도난차량과 유사한 차량 2대를 발견, 폭발물 설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안전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 차량에서는 폭발물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당국은 이틀 전인 19일 런던데리시 법원 앞에서 발생한 차량 폭발 테러와 이번 사건의 유사성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에도 무장 괴한 2명이 피자 배달 차량을 강탈, 폭발물을 설치해 법원 건물 바깥에 주차했었다. 용의자의 경고 전화를 받은 경찰이 인근의 건물 주민과 호텔 투숙객 수백명을 긴급 대피시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경찰은 차량폭발 사건과 관련해 20일 20대 용의자 2명을 체포한 데 이어 남성 3명을 추가로 체포했다. 당국은 이번 사건 배후에 북아일랜드 급진 민족주의 무장조직인 '뉴(New) IRA'(NIRA)가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CNN은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1998년 '벨파스트 협정'(성금요일 협정)으로 종식된 북아일랜드 분쟁이 재점화될까 우려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때 북아일랜드는 유럽의 화약고로 불릴 만큼 종교갈등과 독립문제를 둘러싼 '피의 갈등'이 이어져 왔던 곳으로, 30년간 이어진 분쟁으로 5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벨파스트 협정에 따라 아일랜드는 영국과 평화협정을 체결, 북아일랜드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했다. 다만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의 자유로운 왕래를 보장하는 방안을 협정에 포함해 북아일랜드 급진파를 달랬었다.

이번 테러가 과거 급진 무장조직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심장부인 런던베리에서 일어났다는 점도 주목된다. 북아일랜드 제2의 도시인 런던데리는 아일랜드와 국경지대에 위치해 있어 과거부터 신·구교도 간의 충돌 및 테러가 빈번했던 곳이다. NIRA는 IRA의 후신을 자처하는 단체다.

런던베리는 브렉시트 이후 하드보더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제까지 EU라는 울타리 안에 자유롭게 아일랜드를 넘나들 수 있었지만, 영국이 EU와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국경 문제를 합의하지 못할 경우 둘로 갈라지게 된다. 북아일랜드 내 급진 무장조직이 하드보더에 강력히 반발하는 이유다.

영국 정부는 이번 차량폭발 사건이 브렉시트 문제 때문에 촉발된 것은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하드보더 사태를 피하기 위해 EU와 추가협상을 거쳐 '백스톱(안전장치) 조항'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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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런던 하원에서 브렉시트 플랜 B를 발표하기위해 총리관저를 나서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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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jun4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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