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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구속심사 받는 양승태, 서울구치소 대기… "전직 대법원장 예우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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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the L]23일 오전 구속심사…검찰 소환 때와 달리 전직 대통령에 준하는 예우 적용 안해

머니투데이

'사법농단' 의혹 사건의 정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출석에 앞서 11일 오전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직 대법원장으로는 처음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영장실질심사대 앞에 선다. 사법부의 수장이었던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 출신의 후배 판사 앞에서 구속 여부에 대한 판단을 받게 됐다. 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지는 동안 다른 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서울구치소에서 심사 결과를 기다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직 대법원장에 대한 예우는 없다는 것이 검찰의 입장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23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서관 321호 법정에서 명재권(53‧27기)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구속심사를 받는다. 명 부장판사는 양 전 원장보다 25기수 아래이며 검찰 출신이다. 양 전 원장과 근무연이 있는 다른 판사들과 달리 양 전 원장과 별다른 접점이 없다.

양 전 원장은 변호인을 통해 구속심사에 직접 출석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그러나 지난 13일 첫 검찰 소환 때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던 것과 달리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당일에는 아무런 언급없이 곧바로 법정으로 향한다는 계획이다.

양 전 원장의 구속심사 결과는 이날 밤 늦게 혹은 다음날 새벽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양 전 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40여개의 혐의를 적시했다. 청구서 분량만 260쪽에 달한다. 이미 구속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구속영장 청구서 분량인 230쪽보다 더 많다. 그만큼 양 전 원장의 구속영장 발부를 주장하는 수사팀의 논리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구속심사가 끝난 뒤 양 전 원장은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서울구치소에서 구속 여부를 기다리게 된다. 구치소에 도착하면 신체검사를 받고 별도로 마련된 내부 복장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이와 관련 사법부의 수장이었던 양 전 원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구치소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치욕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앞서 검찰은 양 전 원장에 대한 소환 조사에서는 전직 대통령에 준하는 예우를 적용했다. 별도의 법령은 없지만 보안과 안전 문제를 고려한 조치다. 구속심사 절차에서도 전직 대통령들의 경우 구치소 대신 다른 장소에서 구속심사 결과를 기다릴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이뤄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구속심사에 출석하지 않아 자택에서 결과를 기다렸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조사를 받았던 서울중앙지검 특별조사실에서 결과를 기다린 바 있다. 그러나 양 전 원장이 두 전직 대통령 수준의 예우를 받을 경우, 양 전 원장의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일반 피의자와 같이 구치소 대기가 결정됐다.

한편 양 전 대법원장과 같은날 같은 시각 박 전 대법관도 두 번째 구속심사를 받는다. 박 전 대법관의 영장심사는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이뤄진다.

허 부장판사는 양 전 원장이 서울북부지원장으로 근무했을 당시 해당 지원 판사로 재직한 바 있지만 박 전 대법관과는 직접적인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전 대법관은 지난해 12월 첫 구속심사를 받은 바 있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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