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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체중도 다양성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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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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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사이트-225] 직장 내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오가고 있다. 나이, 인종, 젠더, 국적, 종교 등이 각기 다른 직원들이 함께 일하는 것이 현 글로벌 시대 기업의 모습이다.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이 서로를 포용하고, 협력해 성과를 낸다. 이를 위해 다수 기업은 사내에 다양성 프로그램을 선보여 직원들이 본인과 다른 사람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을 없애고 직원들이 서로를 존중하며 일할 수 있게 훈련시킨다. 그러나 직장 내 다양성을 이야기할 때 한 가지 배제된 요소가 있다. 바로 '체중'이다. 이에 대해 최근 CNN 비즈니스 섹션에서 다뤄 소개한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페렐만 의대의 레베카 펄 교수는 체중과 편견에 대해 오랫동안 조사해온 학자다. 작년 1월 'Social Issues and Policy Review(Volume 12, Issue 1)'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체중에 대한 편견과 오명(Weight Bias and Stigma: Public Health Implications and Structural Solutions)'에서 펄 교수는 사람들은 비만 직원들은 "게으르고, 의지가 없고, 똑똑하지 않으며, 칠칠맞지 못하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비만인 사람들에 대한 이런 고정관념은 "상처를 줄 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이 해당 사람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에 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비만인 사람들은 절제력이 부족하다는 편견 때문에 처음부터 채용되지 않거나 어떤 직장에 입사하게 되더라도 승진에서 제외될 수 있다. 2016년 'Frontiers in Psychology' 저널에 실린 논문 '채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만 사람에 대한 차별(Obesity Discrimination in the Recruitment Process: "You're Not Hired!")'은 영국 리즈베켓대학교의 스튜어트 플린트 시니어 리서치 펠로 및 6인의 연구진이 비만과 채용의 상관관계를 알아본 결과다. 연구진에 따르면 구직활동 중에 비만인 사람들은 정상 체중의 사람들보다 더 차별을 당했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개인의 체중이 밝혀지지 않았을 때 비만인 사람들은 더 채용하기에 적합한 인물이라 생각됐다.

나아가 남녀 사이에서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펄 교수에 따르면 "(비만인)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BMI(체질량지수)가 더 낮을 때부터 차별을 당한다." 여성들의 커리어는 본인이 얼마큼 매력 있게 보이냐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개인이 남의 시선에 덜 신경 쓰는 미국에서도 비만인 사람에 대한 차별은 있다. 해당 CNN 비즈니스 기사에 따르면 미시간주, 샌프란시스코, 워싱턴DC를 제외하고 과체중 사람들은 법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대상자가 아니다. 엄밀히 따지면 체중을 이유로 누군가를 차별하는 것이 합법이란 의미다.

덧붙여 펄 교수는 비만과 관련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바로 "비만은 개인의 의지로 관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의지와 절제의 문제로 비만을 바라보니 과체중인 사람들은 "오히려 더 비난을 받는다"고 펄 교수는 꼬집었다. 인종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체중은 개인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비만인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더 강해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펄 교수는 사내 다양성 프로그램에 체중 다양성에 대해서도 교육할 것을 권장했다. 특히 의도적이지 않더라도 비만인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퍼뜨리게 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교육해야 한다고 펄 교수는 강력하게 말했다.

[윤선영 기업경영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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