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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미세먼지 공습 ‘눈은 무방비’ 외출땐 렌즈보다 안경 착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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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경복궁이 보이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가 이른 아침부터 미세먼지로 뿌옇게 흐려 있다. [연합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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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는 알레르기성 비염, 폐렴이나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이나 폐암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미세먼지 주의보나 경보가 나오는 날에는 미세먼지용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이제는 일상이 됐다.

그런데 우리가 마스크만 찾는 사이 위험에 노출된 또 다른 곳이 있다. 눈이다.

일반적으로 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알고 있지만 최근엔 안구에 영향을 주는 것이 주목을 받고 있다. 관련 전문의들은 “눈은 우리 몸에 유일하게 외부로 노출돼 있는 장기”라고 거듭 강조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미세먼지를 ‘신종 담배’라고 표현하면서 미세먼지가 피부, 호흡기, 심뇌혈관을 비롯해 눈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단순 먼지가 아니라 규소, 납, 카드뮴 등의 중금속과 질소 및 아황산가스와 같은 대기 오염물질이 포함돼 있는 미세먼지가 결막에 닿으면 안구 표면이 손상되고 눈물이 말라 안구건조증, 각막염 등 안질환이 쉽게 발생한다. 안구건조증과 각막염은 눈의 뻑뻑함, 눈부심, 시림과 이물감 등 자극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데 심하면 눈을 뜨기 힘들고 시력 저하나 실명으로까지 악화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눈이 건조한 상태라고 여겨 방치하기 쉽다. 그러나 악화되면 눈 안쪽에도 염증이 진행되는 각막궤양으로 악화될 수 있다. 각막 두께는 중심부가 약 0.5㎜에 불과하기 때문에 각막조직이 염증 반응에 의해 녹으면 각막궤양이 악화돼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안과학회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동물실험 연구에서 미세먼지에 노출된 그룹이 안구 표면의 손상이 더 심했고, 반복 노출될 경우 안구 표면 보호 물질인 뮤진의 분비량이 줄었다. 윤진숙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는 “관련 연구가 지속될수록 미세먼지가 안구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7년 10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안구건조증으로 진료를 받은 국내 환자 수는 매월 평균 7%씩 증가(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하고 있다.

보건용 마스크는 호흡기로 들어가는 미세먼지 양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미세먼지가 눈으로 들어가는 것을 완벽히 차단하는 방법은 없다. 이 때문에 안구건조증이 있거나 알레르기성 결막염에 자주 걸리는 이들은 미세먼지 주의보 또는 경보가 내려지면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필요하다.

어쩔 수 없이 외출해야 한다면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렌즈를 사용할 경우에는 외출 뒤 바로 렌즈를 빼서 세척해야 한다. 렌즈에 먼지가 끼어 흠집을 내거나 각막에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력교정술을 받았거나, 임산부의 경우에는 외출 시 반드시 안경을 착용해 미세먼지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것이 권고된다.

이정아 기자/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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