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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트럼프, 펠로시 저격 ‘폭풍 트윗’…셧다운 출구 멀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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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중단)이 20일(현지 시각) 30일째를 맞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야당 민주당 간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타협안으로 제시한 ‘다카(DACA·불법 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 연장’을 민주당이 거부하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며 감정의 골만 깊어지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백악관 연설에서 민주당에 국경 장벽 예산 57억달러를 통과시켜주면 ‘다카’와 이민자들의 ‘임시 보호 지위(TPS)’ 기한을 3년 연장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즉각 거부했다. 이미 예전에 거절했던 제안인 데다 이민자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1월 19일 백악관에서 미 연방정부 셧다운에 관한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폭풍 트윗을 통해 자신의 제안을 거절한 펠로시 의장을 향한 분노를 드러냈다. 그는 "낸시 펠로시와 몇몇 민주당 의원들은 어제 연설을 하기 전 내 제안을 거절했다"며 "그들은 범죄와 마약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이기지도 못할 2020년 대선만 바라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1100만명이 넘는 불법 체류자를 없애는 것보다 큰 일은 없다. 낸시는 조심하라"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낸시 펠로시는 너무 비이성적으로 행동했고, 너무 왼쪽으로 가버려서 공식적인 급진적 민주당원이 됐다"며 "그는 민주당의 좌파 진영을 너무 두려워해서 통제력을 잃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난 불법 이민자 ‘사면’을 제안한 적이 없다. 난 다카의 3년 연장을 제안했다"며 "‘사면’은 이민법과 같은 더 큰 거래에서 사용될 것"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다카 3년 유예안’이 "불법 이민자들을 사면한 것과 같다"고 지적한 공화당과 보수진영의 반응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다카는 어렸을 때 부모와 함께 밀입국한 뒤 미국에 불법으로 체류하고 있는 청년들, 이른 바 ‘드리머(Dreamer)’의 추방을 유예해주는 제도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은 다카 존폐 문제를 놓고 날선 대립각을 세워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9월 다카 프로그램 폐지를 선언했으나, 미 지방 법원들과 연방 대법원의 제동으로 다카 제도는 유지되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말 연방 대법원에 다카 폐지 여부를 신속히 결정해달라고 재차 요청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 폐지 유예안을 장벽 예산 협상 카드로 내민 건 민주당의 주장을 일부 수용해서라도 셧다운을 끝내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민주당은 여전히 강경한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 대상자) 인질 80만명을 붙잡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셧다운을 끝내야 협상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도 재차 밝혔다.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멕시코 장벽 건설 예산 57억달러를 거부하며 촉발된 셧다운은 이날 30일째로 접어들었다. 미 역사상 최장 기록이다. 곳곳에서 셧다운 여파는 나타나고 있다. 80만여명의 연방 공무원들이 급여를 받지 못한 채 일하거나 일시 해고됐다. 결근하는 인원도 증가하고 있다. 공항 검색대에서 근무하는 교통안전국(TSA) 직원이 출근하지 않아 공항 내 일부 검색대가 폐쇄되기도 했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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