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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Health] 손발 시리다 못해 아프면 `레이노증후군` 추위·스트레스 원인…피부 파래지면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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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김현숙 순천향대서울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가 레이노증후군 증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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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손발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질 때가 많다. 추위로 말초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액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손발이 시리다 못해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아프고 피부색도 변한다면 ‘레이노증후군’일 가능성이 크다. 단순 수족냉증이나 동상으로 오인하면 곤란하다. 합병증으로 손과 발에 피부궤양이 생기거나 조직 괴사도 일어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레이노증후군은 한랭 기후나 심리적 스트레스 등으로 손·발가락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돼 발병한다. 코나 귀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1862년 질환을 처음 발견한 프랑스 출신 의사 ‘모리스 레이노’ 이름을 땄다. 혈액순환 장애에 따른 통증과 감각 무뎌짐, 저림 등이 대표 증상이다.

피부색 변화는 레이노증후군의 가장 큰 특징이다. 처음에는 손발이 하얗게 변했다가 이후에는 파랗게, 시간이 지나면 빨갛게 바뀐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혈관 수축으로 피가 줄어 피부가 하얗게 변한다. 그다음에는 피부가 파란색으로 바뀐다. 산소 포화도가 떨어져 푸른빛을 띠는 ‘정맥혈’이 채워지기 때문이다. 이후 따뜻한 곳에서 손발을 녹이면 혈액순환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피부가 정상보다 붉게 변한다.

김현숙 순천향대서울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레이노증후군은 추위나 스트레스, 기타 질환으로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하면서 나타난다. 혈관이 상대적으로 가느다란 손발 끝부분에 증상이 잘 나타나는 이유다. ‘레이노 현상’이라 부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레이노증후군은 원인 질환 여부에 따라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구분한다.

일차성 레이노증후군은 추위에 오래 노출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나지만 다른 특별한 원인 질환은 없는 경우다. 대부분 증상이 경미하고 단순 혈류개선제만 복용해도 쉽게 호전된다. 반면 이차성 레이노증후군은 유발 원인이 분명하다. 일차성에 비해 통증과 색깔 변화도 심하고 손가락 궤양이나 괴사 등 합병증도 나타날 수 있다. 원인 질환의 대부분은 류머티즘 질환을 비롯한 자가면역 질환이다. 가장 흔한 것은 전신성경화증과 루푸스다. 전신성경화증 환자 중에서는 약 90%, 루푸스 환자 중 약 30%에서 레이노 현상이 초기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 밖에 동맥경화 같은 폐쇄성 혈관질환이나 손을 과도하게 사용할 때 발생하는 손목터널증후군 환자에게 레이노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김 교수는 “이차성 레이노증후군은 피부괴사 등 합병증 위험이 높기 때문에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원인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손가락 모세혈관 모양 변화를 보는 손톱주름 모세혈관경 검사 등 자가면역 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받아야 한다. 관절 류머티즘내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에서는 대부분 손쉽게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이노증후군 환자에게 중요한 것은 보온이다. 외출 시에는 장갑을 꼭 끼고 세수나 설거지를 할 때에도 따뜻한 물을 사용하는 게 좋다. 혈관성 질환인 만큼 니코틴이나 카페인 등 혈관이 수축하는 성분은 피해야 한다. 자가면역 질환 등에서 비롯한 이차성 레이노증후군은 원인 질환의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김 교수는 “레이노 현상은 큰 병을 미리 알려주는 경고음 역할을 하기도 한다. 폐섬유화나 폐동맥고혈압 등 치명적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전신성경화증이 대표적이다. 레이노 현상이 나타나는 극 초기에 치료받는 것이 환자 예후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92호 (2019.01.16~2019.01.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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