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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CU? GS? 어디로 갈까 " 편의점주 A씨의 행복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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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올해부터 계약만료 편의점 유치전 본격화, 상위점포는 1억 인센티브 제시까지…]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거리에 미니스톱을 비롯한 편의점 간판들이 보인다. 유통 및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이날 미니스톱 매각 주관사인 노무라증권은 인수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달 20일 실시된 본입찰에는 세븐일레븐, 이마트24, 글랜우드PE가 참여했다. 2018.12.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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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에 A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김모씨는 최근 계약만료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최근 B사 개발담당자가 찾아와 브랜드를 전환하면 수천만원의 인센티브와 함께 수수료율 조정과 기타 지원금을 주겠다고 제안한 것. 또다른 C사 담당자는 "무조건 A, B사 보다 많이 줄테니 바꾸자"고 까지 했다. 김 씨는 "마이너 브랜드지만 목이 좋아 일매출이 쏠쏠하니 다른 편의점 브랜드들도 눈독을 들이는 것 같다"며 "조건을 비교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들의 몸값이 뛰고 있다. 지난해 편의점 업계가 과밀출점을 막기위한 출점제한 자율협약을 맺으면서 더이상 신규출점을 통한 편의점사업 성장이 어려워진 결과다. 가맹계약이 만료되는 기존 가맹점을 유치하는 이른바 'FA(자유계약) 편의점' 쟁탈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4년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 4사의 순증 점포수는 1530개로 전년 300여개보다 5배 이상 뛰었다. 이들 점포의 절반 이상은 올해 재계약 시점이다. 통상 편의점들의 기본 가맹계약이 5년이다. 특히 2015년 순증점포는 3000개가 넘고 2016년과 2017년에는 4000개 이상이다. 올해부터 매년 재계약 점포가 급증한다.

이 때문에 편의점 본사들은 자사 가맹점 이탈을 막고 타사 가맹점을 유치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통상 편의점 본사들은 재계약이 도래하는 편의점주들에게 일시 인센티브와 수익배분율 조정, 기타 지원금 확대 등 다양한 당근을 제시한다. 목이 좋은 핵심상권에서 일매출 200만원 이상, 마진율 25%이상인 점포의 경우 유치전이 치열하다. 거액의 인센티브를 제시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본사가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한 편의점 본사 관계자는 "일매출이 300만원이 넘는 상위권 우량 점포의 경우 가맹점주 마음을 잡기위해 한번에 1억원이상 인센티브를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며 "통상 7대 3인(가맹점:본사) 분배율을 8대2, 심한 경우 9대 1까지 조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점주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같은 유치경쟁을 역이용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계약기간이 1~2년 남았지만 타사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면서 계약 만료전에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A 편의점 점포개발 담당자는 "일매출 220만원이 넘는 한 고매출 가맹점주가 'B사에서 계약을 체결하면 위약금 지원은 물론 장려금도 주고 개인적으로 권리금도 챙겨준다'고 약속했는데 A사는 얼마를 더 줄 수 있느냐"고 물어와 난감했다"고 말했다. 담당자가 난색을 표하자 해당점주는 "그럼 C사에도 연락하겠다"고 되레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는 것.

편의점들의 부담도 크다. 올해 전환대상 점포중 상권이 좋고 매출이 상위 10%수준 점포는 각 편의점브랜드별로 50~100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포함해 전환을 시도하는 가맹점수는 각각 200~250개 정도로 추정된다. 평균적으로 500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100억원 이상 비용이 투입되는 것이다. 최근 미니스톱의 매각이 차일피일 지연되는 것도 이처럼 편의점들의 몸값이 상승한 것과 무관치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모든 편의점들이 다 거액의 인센티브를 받는 것은 아니다"면서 "잘되는 편의점은 몸값이 오르고 안되는 곳은 문닫게 되는 자연스런 시장생리가 작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훈 기자 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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