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김영철, 직항편 워싱턴行…北·美, '불신'서 '신뢰'관계로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7일 오후 베이징발 유나이티드 항공편 예약…2박3일 일정

北최고위급 인사, 세번째 방미…김정은 친서 지참한듯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1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배웅하면서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북한 외교안보 분야 최고 실세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17일 미국으로 향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지참한 것으로 알려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의 고위급 인사가 직항편으로 워싱턴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변화된 북미 관계를 보여준다. 또 워싱턴에서 숙박을 하는 것은 19년만이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해엔 뉴욕에 여장을 풀었다.

김 부위원장은 17일 오후 베이징발 워싱턴행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항공편을 예약했으며, 미국에선 2박3일간 체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의 위싱턴 입성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이며, 북한 관리로선 한국전쟁 이후 세번째이다.

2000년 10월 조명록 당시 인민군 차수는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워싱턴에 들어갔으며 미국에 3박 4일간 체류했다. 조 차수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선 정장을 입었지만 클린턴 대통령을 예방할 땐 군복을 입어 단연 화제가 됐다.

특히 북한 군부 최고 실세였던 조 차수는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자의 친서를 들고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을 예방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영문 번역본을 그 자리에서 읽은 뒤 감사의 뜻을 전했다.

최고 지도자의 의중을 직접 담은 친서는 외교 관계에서 돌파구 역할을 했다. 재임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빌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의 방북은 실현됐다.

조 차수와 올브라이드 장관이 '북미 코뮈니케(공동성명)'를 발표할 수 있게 된 데에도 김 위원장의 친서가 한몫한 것으로 여겨진다. 당시 성명엔 북-미간 상호 주권 인정과 적대관계 청산,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 추진 등의 내용이 담겼다.

김 부위원장은 약 8개월만에 미국을 다시 찾게 된다. 지난해엔 뉴욕에 도착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회담 및 만찬 회동 뒤 6월 1일 오후 백악관을 방문했다.

짙은 색 양복에 넥타이 차림의 김 부위원장은 당시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의 영접을 받으면 백악관 안으로 들어가 김 위원장의 친서가 담긴 흰색 봉투를 전달했다. 면담은 80분가량 진행됐다.

이번에도 김 부위원장은 친서를 지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의 윌 리플리 기자는 16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북·미 비핵화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 부위원장은 목요일 워싱턴에 도착할 때,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새로운 편지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지난해 11월 뉴욕에서 회담할 계획이었지만, 북측이 연기를 통보하면서 회담은 무산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당시 회담 취소가 제재 문제 때문이었다면서 회담이 재개되면 미국이 대북 제재에 대해 유연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진단도 내놓고 잇다.

면담 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 등을 발표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엔 면담 뒤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만난다"고 발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18일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공식 발표할 수 있다면서, 시기와 장소는 오는 3∼4월 베트남 다낭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부위원장의 방미는) 북미가 불신의 관계에서 신뢰의 관계로 전환되고 있다는 의미가 있다. 자주 만나고 대화하면 신뢰가 쌓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allday33@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