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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오래전 ‘이날’]1월16일 예나 지금이나···119 부르고 싶은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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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 1999년 1월 16일 “119 부르고 싶은 119”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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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119는 어떠한 ‘엉뚱한 전화’로 골머리를 앓았을까요? 1999년 1월 16일자 경향신문에는 화재진압이나 인명구조가 주임무인 소방서가 각종 민원 전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당시 서울소방방재본부에 따르면 전년도에 접수된 400만 여 건의 119신고 중 3분의 1이 응급상황과는 무관한 민원성 전화였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병원이나 구청같은 주요기관의 전화번호나 위치를 묻는 전화로, 전년 대비 3배나 늘었다고 하네요.

119를 ‘만능 해결사’로 보고 어처구니 없는 요구를 하는 경우도 전체 신고건수의 25%에 달했습니다. ‘수도가 얼었다’ ‘차문을 열어달라’ ‘비디오가 나오지 않는데 수리법을 알려달라’는 전화도 있었습니다.

응급상황을 가장해 도움을 받는 얌체족도 있었습니다. 한 소방관은 “사람이 죽어간다고 해 출동을 해보니 고장난 창문을 고쳐달라는 부탁이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신고 내용들을 보니 허위신고나 장난전화로 인해 119 소방대원들이 겪는 어려움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것 같습니다.

정부는 2007년 각 기관 신고전화를 통합한 ‘국민콜 110’을 신설하며 비긴급 신고사항은 110을, 재난 긴급사항은 119를 사용하도록 기능을 세분화했습니다.

허위신고나 장난전화에 대한 처벌규정도 강화되었습니다.

소방기본법에 따라 화재 또는 구조·구급이 필요한 상황을 거짓으로 알리면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받게 됩니다.

■ 1999년 1월 16일 “네티즌들 문법파괴…현실언어까지 변화 촉진”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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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인싸’, ‘렬루’, ‘띵작’…. 요즘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신조어들입니다. 무슨 의미인지 아시나요?

20년 전 경향신문에는 네티즐들의 문법파괴가 현실언어까지 변화를 촉진시킨다는 기사 실렸습니다. 기사는 미국 AP통신을 인용, “현재 인터넷을 포함한 컴퓨터 통신은 네티즌만이 구사하는 단어와 어법으로 가득차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 ‘크게 소리내어 웃는다’라는 의미를 가진 ‘LOL’(LAUGHING OUT LOUD), ‘HOW OLD R U’, ‘HELLO EVERY 1’ 등을 들었는데요, 지금은 자연스럽게 쓰고 있는 줄임말이 당시에는 꽤 파격적인 언어파괴였던 거죠. ‘사이버 언어가 기존의 언어 틀을 파괴하는’ 현상은 비단 미국의 사례뿐만이 아니었습니다. 1990년대 후반, 우리나라도 PC통신을 중심으로 한 인터넷 문화가 확장기를 맞으며 ‘하이루’ ‘방가방가’ ‘중딩·고딩’ 등 새로운 인터넷 용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신조어는 어느 시대에나 있었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변화와 새로움을 추구하는 ‘신세대’는 늘 있었기 때문이죠. 국립한글박물관에 전시된 1920년대 사전에도 ‘모보’(‘모던보이’의 줄임말), ‘모걸’(‘모던걸’의 줄임말) 등 신조어를 찾을 수 있습니다. 신조어는 원활하고 풍부한 의사소통 문화를 만든다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동시에 올바른 한글 문법을 파괴하거나 세대 간 의사소통 장애를 일으키기도 하지요. 분명한 것은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로 신조어의 소멸과 탄생 속도가 전과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빨라졌다는 것입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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