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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암세포 돌연변이 많으면 면역요법 효과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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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연구팀 보고서

연합뉴스

악성뇌종양 유발 돌연변이 세포 최초 발견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암세포에 DNA 돌연변이가 많을수록 면역요법 효과가 높아지고 잔여 생존 기간도 연장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인터넷판이 14일(현지시간) 보도한 관련 연구결과는 자매지인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도 실렸다.

면역요법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는 상대적으로 소수다. 신부전증, 폐 질환 등이 있는 환자에게 면역요법을 쓰면 되레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면역요법에 적합한 환자를 가려내는 방법을 찾는 데 주력해 왔다.

하지만 왜 어떤 암세포는 면역요법에 약하고, 어떤 암세포는 상처 하나 없이 빠져나가는지 알기는 어렵다.

학계의 가설 중 하나는, 정상 조직과 비교해 암세포의 유전적 상이점이 많을수록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찾아내 제거할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었다.

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의 두경부암 전문의인 루크 모리스 박사팀은, 면역요법의 하나인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s)' 치료를 받은 1천600여 명의 환자에서 진행된 암세포 조직을 떼어내 DNA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동시에 이 치료법을 쓰지 않은 진행암 환자 5천300여 명에 대해서도 동일한 분석을 진행했다. 이번 연구에서 관찰한 암은 흑색종, 유방암 등 모두 10종이다.

그 결과 대부분의 암세포에서, 유전자 변이 수효와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효과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몇 년간 발표된 선행 연구결과와 일치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앞서 다양한 치료를 받은 암환자군에서 여러 종의 암을 폭 넓게 분석해 호전된 생존 사례를 처음 찾아낸 것이라고 모리스 박사는 설명했다.

그런데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건 아니다.

일례로 면역요법에 대해 좋은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돌연변이 수는 개별 암의 유형에 따라 달랐다.

이번 연구결과를 실제로 임상에 적용하려면 암 유형별로 '돌연변이 한계점(mutation threshold)'을 설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극복할 수 없는 문제는 아니나 면역요법의 임상 적용이 더 복잡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암세포 유전자에서 돌연변이 수를 세려면, 전체 유전자 또는 특정 부위 서열을 해독(sequencing)해야 한다.

게다가 유전자 서열 해독 방법과 그 결과로 얻은 데이터 해석 알고리즘이 다르면 서로 상충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모든 유전자 돌연변이가 동일한 가치를 갖는지, 아니면 면역 반응을 더 잘 유발하는 돌연변이가 있는지도 불확실하다.

실제로 뉴욕의 글로벌 제약회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 bristol-Myers Squibb)'의 임상시험에선, 돌연변이 테스트를 거쳐 면역요법을 쓴 환자에서 별다른 효과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리스 박사는 다른 치료를 받다가 면역요법 임상에 참여한 개별 환자에 따라 잔여 생존 기간은 달라질 거라면서, 그래도 돌연변이 수가 클수록 면역요법으로 종양 성장 억제 효과를 볼 개연성은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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