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암살자 ‘조기발병위암’ 변이 유전자에 원인 있었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5년간 80명 환자 대상 유전체 분석 실시]

국내연구진이 40대 전후 발병하는 ‘조기발병위암’의 원인을 처음으로 찾아냈다.

15일 고려대 유전단백체연구센터 이상원 교수, 황대희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뉴바이올로지학과 교수 등으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은 건강에 치명적인 조기발병위암의 원인을 규명, 암 연구 분야 국제학술지인 ‘캔서 셀’ 온라인판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고려대 유전단백체연구센터 이상원 교수, 황대희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뉴바이올로지학과 교수/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위암은 보통 30세 이전에는 거의 발병하지 않다가 연령대가 올라 갈수록 발병률이 상승, 주로 40~70대에 발병한다. 발병시기가 40대 전후로 발병하는 위암을 조기발병위암이라고 한다.

조기발병위암은 여성에게 발병확률이 높으며, 전이가 일어나 예후가 좋지 않은 특징이 있다. 진단이 늦고 진행이 빠르며 암유형 중 전이가 잘되는 미만형(diffuse type)이 많아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위암 환자의 약 15%가 조기발병위암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조기발병위암의 원인을 알기 위해 다수의 국내 기초연구자들, 위암임상연구자들과 협력연구를 통해 5년간 80명의 조기발병위암 환자로부터 암조직과 주변 정상조직을 얻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으로 유전체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약 7000여개의 체세포 변이 유전자 중에서 조기발병위암의 발병과 상관관계가 있는 변이 유전자(CDH1, ARID1A, RHOA)를 찾았고, 이 유전자들이 조기발병위암 발병과 관련된 중요한 신호전달경로에 관여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또 80명의 위암환자 조직 유전자 분석결과 같은 위암환자라도 각각 다른 치료반응을 나타내는 4가지의 위암 유형으로 분류됨을 밝혀냈고, 4종류의 위암 유형이 각각 다른 세포 신호전달경로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해 보다 정밀하게 위암의 원인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연구진은 “조기발병위암에 대한 보다 정밀한 유전적 발병 원인을 규명함으로서 향후 위암환자의 정밀한 진단 및 개선된 치료방법 개발이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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