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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2019 금융권 새 사령탑]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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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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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자산 47조원 규모의 지방금융 맹주인 JB금융그룹 새 사령탑으로 내정된 김기홍 JB자산운용 대표는 일찌감치 KB금융 회장 등 유력 금융사 수장직에도 거론됐을 만큼 경영능력을 입증한 '준비된 최고경영자(CEO)'로 불린다. 지난달 JB금융지주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김 대표를 차기 회장으로 내정했다. 김 대표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임기 3년의 JB금융 대표이사 회장으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1957년생인 김 대표는 경동고 졸업 후 미국 배럿대 경영학 학사와 미국 미주리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조지아대 대학원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조세연구원 전문위원과 보험개발원 연구조정실장으로 재직하던 1999년 당시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이 발탁해 금감원 부원장보로 자리를 옮긴 '이헌재 사단'이기도 하다.

이후 충북대 경영대 교수와 KB국민은행 사외이사로 활동하다가 2005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겸 전략그룹 부행장을 맡으며 금융계로 돌아온다. 당시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계획을 기획하는 중책을 맡은 것이다.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과 외환은행 인수전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듬해부터는 KB국민은행 지주회사 설립 기획단장에 임명돼 현재 KB금융그룹의 기초를 다지는 데 일조했다. 2008년 당시 KB금융 사외이사로 활동하던 김한 JB금융 회장과 인연을 맺은 것도 이때다.

금융업과 관련해 다양한 분야에서 쌓아온 이 같은 경력 덕에 그는 KB금융지주 유력 회장 후보로 거론되며 경선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아쉽게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그 후 팬아시아리컨설팅 대표를 거쳐 2014년 김한 회장 추천으로 JB자산운용 대표에 올랐다. '김기홍 대표'의 JB자산운용은 그간 이어오던 적자를 청산하고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2015년에는 1000억원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JB광교부동산투자신탁)에 투자하고 이듬해에는 미국 뉴저지 가스화력발전소 건설자금 3억2000만달러 투자도 성사시켰다. 이 같은 과감한 행보를 통해 그전까지 시장에서 미미했던 JB자산운용의 존재감을 부각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최근 금융계 최대 화두인 핀테크 사업에도 그는 일찌감치 눈을 떴다. JB금융지주가 개인 간 거래(P2P) 업체 피플펀드와 손잡고 핀테크 사업을 할 때 P2P 회사와 연계한 자산운용사 상품 개발에 나선 것이다.

JB자산운용은 중소기업 지원 사업에도 진출했다. 성장사다리 펀드를 조성해 우수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에 810억원을 투자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노력 덕택에 김 대표 취임 전 6981억원이던 JB자산운용의 자산운용액(AUM)은 지난해 말 기준 5조5704억원으로 8배 가까이 늘었다. 선임 과정에서 김 대표는 업계와 금융당국을 두루 거치며 은행·보험·자산운용 등 금융업 전반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춘 점을 인정받았다. 임추위 관계자는 "20년 이상 금융산업에 종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뿐 아니라 리더십과 소통 능력도 탁월하다"며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대응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등 JB금융을 최고의 소매전문 금융그룹으로 발전시킬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내정 후 김 대표는 앞으로 그룹의 질적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달 진행한 간담회에서 김 대표는 "당분간 내실 위주 질적 성장을 해나갈 계획"이라며 "다른 은행보다 (자산) 규모가 작아 전통적인 은행 비즈니스로 경쟁하기 어려운 만큼 지역 거점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하면서 다양한 채널을 확보하고 4~6등급 중신용 고객을 겨냥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소형 회사가 생존할 수 있는 돌파구는 디지털화"라며 JB금융의 강점인 디지털 뱅킹 강화에도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기존 점포 규모는 유지하면서 동시에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평소 JB금융이 지방 금융그룹 중에서도 디지털 혁신에 강점이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JB금융은 지난해 지주 내에 디지털 본부를 신설하고 지방은행 중 처음으로 광주은행 전 영업점에서 고객이 작성하는 각종 서류를 종이 대신 전자문서로 대체하는 '페이퍼리스(paperless)'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처럼 최근 JB금융이 이어온 디지털 뱅킹 분야에서의 광폭 행보는 김기홍 회장 산하에서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 금융그룹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수도권과 글로벌 공략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지역 영업은 지켜가면서도 수도권 진출은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JB금융은 수도권 영업 확대 전략을 펼쳐 현재 지방 금융그룹 중 가장 많은 수도권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전북은행 16개, 광주은행 31개 등 총 47개로 BNK금융(부산은행 11개, 경남은행 7개), DGB금융(대구은행 6개)을 압도한다. 현재 은행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수도권과 지방이 각각 5대5 수준으로 최근 지방 중소기업의 업황 부진에 따른 타격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덕분에 지난해 1~3분기 JB금융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8.2% 증가한 2855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행보도 주목된다. JB금융은 2016년 아프로서비스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B)을 인수한 데 이어 JB우리캐피탈을 통해 미얀마에 마이크로파이낸스 법인을 설립하는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는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컨슈머 파이낸스 시장에 적극 진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차기 자회사 CEO 선임과 관련해 김 대표는 "광주은행, 전북은행, JB자산운용 CEO 임기가 오는 3월 끝난다"며 "임기 만료 전까지 적합한 후보를 찾겠지만 지금 대표를 맡고 있는 자산운용은 서두르지 않고 겸직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He is…

△1957년 서울 출생 △경동고, 미국 배럿대 경영학, 미국 미주리대 경영대학원, 미국 조지아대 경영학 박사 △1999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2001년 충북대 국제경영학과 교수 △2005년 국민은행 사외이사 △2005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2007년 KB지주회사 설립기획단장 △2008년 KB지주회사 설립기획단 부행장(이사) △2014년 JB자산운용 대표 △2018년 JB금융그룹 회장 내정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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