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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현충원에 묻히면 부활…역사는 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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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정치학' 진단 하상복 교수

"국립묘지는 역사와 윤리의 상징 공간"

"국가 후광 얻어 '수구' 구심점 될 수도"

반역사적 인물 국립묘지 안장 문제 반복

"국민 알 수 있는 민주적 심사 절차 절실"

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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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지난 2016년 4월 13일 오전 서울 연희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전두환씨가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투표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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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두환(87)씨 건강 악화설이 돌면서 사후 그가 국립묘지 현충원에 안장될 수도 있다는 소식으로 여론이 발칵 뒤집혔다. 전씨가 현충원에 묻힐 경우 그의 정치적 부활을 막을 수 없을 뿐더러 한국 역사의 퇴행은 불보듯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정치학자 하상복(목포대 정치언론홍보학과) 교수는 10일 CBS노컷뉴스에 "국립묘지라는 공간은 형식적인 법 절차로 안장을 결정하기에는 굉장히 역사적이고 윤리적인 곳"이라며 "전씨가 그러한 공간에 안장되는 것 자체가 한국 역사의 퇴행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하 교수는 지난 2014년 펴낸 책 '죽은 자의 정치학'(모티브북)에서 전씨가 사후 국립묘지에 안장될 여지를 비판적으로 내다봤다. 전두환정권 청와대 경호실장을 지낸 고 안현태(1938~2011)씨가 그 근거였다.

그는 "당시 책에서 안현태씨 문제에 주목했던 데는 그가 범죄를 저질렀지만 사면·복권됐다는 이유로 국가보훈처에서 (현충원) 안장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절차에 따르면 전씨의 국립묘지 안장 역시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뇌물죄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사면·복권된 안씨는 지난 2011년 시민사회 등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현충원에 기습 안장됐다. 국립묘지에 관한 법률은 금고 이상 형을 받은 사람을 안장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지만, 사면·복권을 받은 경우에는 별도 규정이 없는 탓이다.

이는 전씨에게도 오롯이 적용된다. 그는 지난 1997년 '군사반란' '내란목적살인죄'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박탈당했으나, 불과 8개월 뒤인 그해 12월 특별사면됐다.

하 교수는 "전씨의 현충원 안장 문제는 중대한 정치적 임팩트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굉장히 심각한 사안으로서 잠재력이 크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전씨가 사후 현충원에 안장된다고 가정한다면 그는 정치적으로 부활할 수밖에 없다. 역사적으로 현충원의 정당성·정통성을 문제삼는다 하더라도 그곳은 엄연히 국가에서 인정하는 국립묘지다. 그곳에 누워 있다는 자체가 국가적 영광과 후광을 얻는다는 의미다. 이는 수구 세력이 정치력을 동원하는 데 구심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결국 "전 대통령 이승만·박정희의 국립묘지 안장을 통해 이미 드러난 맥락 안에서 전씨가 안장될 경우 이들 세력의 지지대가 또 하나 만들어진다"는 분석이다.

◇ "보수와 진보 '애국' 간극…'빈 공간'으로서 제3의 국립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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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전직 대통령 묘소로 향하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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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치인들의 현충원 참배를 두고 그간 불거져 온 수많은 논란을 겪으면서 이곳이 남남 갈등의 상징적인 공간이라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다. 전씨가 현충원에 묻힐 경우 이곳의 정통성을 두고 불거져 온 논쟁은 더욱 첨예해질 수밖에 없다.

하 교수는 "현충원이 태생적으로 반공주의를 구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이곳에 그 가치가 녹아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이미 언론 등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시피 현충원 장군 묘역의 경우 굉장히 많은 반민족주의자들이 반공을 했다는 이유로 누워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령 그곳에 반역사적이고 반민족적이고 더 나아가 반민주적인 인물인 전씨가 반공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대통령을 지냈다는 이유만으로 묻힌다면 한국 민주주의 발전, 역사 진보 차원에서 중대한 퇴행적 상징 하나가 추가되는 셈"이라고 부연했다.

반역사적인 인물들이 국립묘지로 상징되는 '애국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문제가 한국 사회에서 반복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데 하 교수는 주목했다. 그가 국립묘지 안장 심사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도적으로 국립묘지 안장 절차를 보면 보훈처 국립묘지 안장 대상 심의위원회에서 최종 자격을 심사·결정하고 있다. 심의위원회에 보훈처 간부 직원이나 외부 위원이 들어와 심사를 진행하는데, 그 문을 시민단체 등에 열고 진행 과정 역시 국민들이 알고 비판할 수 있도록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현실적인 방안이 절실하다."

그는 "궁극적으로 보면 '보훈'에 대한 현재 우리 사회 개념은 '독립' '호국' '민주' 셋으로 나뉘어 있는데, 이 세 범주에서 교집합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반민족주의자나 반민주주의자이더라도 호국만을, 우리나라에서 호국은 결국 '반공'인데, 이것만 만족시키면 국립묘지에 묻힐 수 있다는 인식이 여전히 상존한다. 우리는 '독립' '호국' '민주'라는 범주를 더 좁게, 교집합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즉 '애국'에 관한 보다 정치한 논의가 필요한 것이다."

한국 보수와 진보는 이른바 '애국' 모델에 관한 합의를 여전히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현충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대립 상황은 이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하 교수는 그 격차를 줄여나갈 수 있는 대안으로 '빈 공간' 개념을 제안해 왔다.

그는 "여기서 '빈 공간'은 당장 누구를 안장하자는 의미라기보다는 그러한 애국적 인물들이 나올 수 있는 역사를 만들어가자는, 그 과정을 공유하는 상징적인 당위의 공간으로서 제3의 국립묘지를 뜻한다"며 말을 이었다.

"주변에서 '현실적으로 그곳이 어디냐'고 묻고는 하는데, 나는 가능성이 제일 높은 곳으로 (김구·윤봉길 등 독립운동가들이 안장된) 효창원을 꼽아 왔다. 최근 들어 더불어민주당에서 효창원의 국립묘지화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로 인해 내 주장이 특정 정당 논리를 대변하는 것처럼 비쳐질 수도 있을 텐데, 나는 그 이전부터 이야기해 왔던 부분이다. 지금 우리나라 현실에서 애국의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지점은 효창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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