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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Tech & BIZ] "CES 부스, 구글 맞은편에 잡아… 치열한 경쟁서 이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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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에 참가한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7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룩소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구글·페이스북과 싸움을 피할 수 없다면 우리만의 방식을 찾겠습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9' 개막을 하루 앞둔 7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들과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네이버가 지금까지 미래에 투자해온 성과가 세계 시장에 선보일 수준이 됐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창립 20주년 만에 처음으로 CES에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번 CES에 2013년 기술 개발 조직인 네이버랩스 설립 이래 지금까지 연구해온 인공지능(AI)과 로봇, 자율주행 기술을 망라한 13종의 제품을 전시했다.

구체적으로 양팔 로봇 '앰비덱스'를 내부 제어장치 없이 원격으로 조종하는 기술을 시연했다. '브레인리스(brain less)'라 불리는 이 기술은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프로세서가 로봇 내부에 없어도 5G망의 빠른 속도를 활용해 원격으로 로봇을 정밀 제어할 수 있다. 네이버 지도 기술을 활용해 복잡한 쇼핑몰 같은 실내 장소에서도 길 찾기를 도와주는 로봇 '어라운드G', 자율주행 자동차가 활용할 수 있는 3D(3차원) 고정밀 지도 작성 장비 'R1' 등을 선보였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총괄 개발자는 "이번 CES에서 우리가 개발한 기술을 보완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최적의 해외 파트너들을 찾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한 대표는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가 '검색 기술에만 집중하지 왜 로봇·자율주행차 같은 하드웨어 분야에 뛰어들었느냐'는 비판을 많이 들었다"며 "하지만 미래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IoT(사물인터넷) 같은 기술을 통해 집과 차량 등 모든 것이 연결될 것"이라며 "로봇과 자율주행차 같은 하드웨어를 제대로 알아야 네이버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도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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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자사 전시 부스에서 양팔 로봇 ‘앰비덱스’를 시연하는 모습. 원격 조종으로 사람 팔처럼 정밀한 제어를 할 수 있다.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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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네이버의 현실에 대해선 냉정하게 평가했다. 한국 내수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1위 업체지만, 해외 시장을 놓고 보면 자본과 기술력에서 구글·아마존·페이스북 같은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과 당장 경쟁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는 "당장 이번 CES 부스 규모만 놓고 봐도 네이버는 해외 업체들에 비해 작은 공간만 차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네이버가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웹툰에 꾸준히 투자해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처럼,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아이디어와 접근 방식에 집중하면서 미래 사업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네이버는 앞으로도 미래 신산업 발굴에 아낌없는 투자를 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일각에서는 '회사 영업이익을 줄이면서까지 무리한 투자를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면서 "하지만 지금 과감하게 투자를 해야 기술이 상용화되고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몇 년 뒤에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네이버의 연구개발(R&D) 투자액은 2015년 8695억원에서 2017년 1조1302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네이버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수치이다. 한 대표는 "미래 산업은 결국 누가 더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미래로 여겨지는 기술이 시제품이 되고, 실제로 사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했다.

네이버는 이번 CES를 계기로 해외 시장에 네이버의 이름과 기술력을 알리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한 대표는 "세계 시장에 공개할 만한 기술이 준비될 때마다 CES뿐만 아니라 다른 국제 전시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면서 "이번 CES에서 맞은편 부스에 있는 구글의 제품을 써보고 놀라기도 했지만, 지금같은 기술 투자를 통해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겠다"고 했다.





라스베이거스=임경업 기자(up@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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