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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심석희 측 “폭행 코치 반성없는 태도에 성폭행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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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사실 지금껏 아무도 몰라… 매일 악몽 시달려

부모 상처 클 줄 알지만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용기 내”
한국일보

심석희가 지난달 17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조재범 전 코치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당일 성폭행 혐의로 조 전 코치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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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가 용기를 내서 성폭행 피해 사실을 밝힌 이유는 자신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가 법정에서 보인 반성 없는 태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석희의 소속사인 갤럭시아SM 관계자는 9일 “지난달 항소심 공판에 심석희가 증인으로 출석했을 때 조 전 코치가 자신의 잘못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였다면 방향은 달라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법정에서 조 전 코치는 “단순히 선수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때렸다”며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심석희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은 당사자 외에는 아무도 몰랐다. 심석희의 아버지도, 소속사 측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변호인 측과 증인 출석 관련 회의를 하다가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갤럭시아SM 관계자는 “아버지가 받을 상처가 클 줄 알면서도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팬들의 응원도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 ‘폭행을 당해 힘들었을 텐데도 용기를 내서 법정에 나간 모습이 같은 여자로서 힘이 된다’는 고정 팬들의 편지를 받고 용기를 얻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특히 심석희의 추가 고소(성폭행) 소식이 전해지자 앞서 조 코치와 합의를 했던 폭행피해자 가운데 2명은 당초 합의를 취소하고 ‘엄벌해 달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재판부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 전 코치는 여전히 성폭력은 사실이 아니라며 항변하는 한편, 무고 등으로 맞고소하는 방침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심석희 사건’ 후속 대책으로 추진 중인 성폭력 관련 징계자의 해외 체육 관련 단체 종사 금지 조항으로 심석희는 조금이나마 안도할 수 있게 됐다. 심석희는 당초 조 전 코치를 상습폭행 혐의로 고소까지 할 생각은 없었지만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영구제명 조치를 당한 조 전 코치가 중국 대표팀 코치로 합류한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빙판에서 마주칠까 봐 불안해했다. 그래서 고소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노태강 문체부 제2차관은 “해외 활동을 막은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지만 성폭력은 전 세계 관심사이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활동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며 “혐의가 확정되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통보하겠다”고 했다.

심석희는 폭행 후유증 탓에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공포성 불안장애, 수면 장애 등으로 아직도 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정신적 충격이 이어져 매일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외부와 연락을 차단한 채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이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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