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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심석희 추가 폭로 “조재범 전 코치, 17세 때부터 상습 성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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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직전까지 당해” 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고소

“국가대표 무게에 보복 두려워 침묵했지만 어렵게 용기”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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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심석희 선수(22·한국체대)가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38·사진)로부터 성폭행까지 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심 선수의 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의 임상혁 변호사는 8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심 선수가 어렸을 때부터 폭행을 당했을 뿐 아니라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는 성폭행까지 당했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전했다. 증거 및 증언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 중인 단계이기 때문에 답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심 선수는 지난달 17일 조 전 코치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당일 수원지방법원 법정동에서는 조 전 코치의 상습상해 및 재물손괴 사건 항소심 2차 공판이 열렸다.

당시 심 선수는 증인으로 출석해 눈물을 흘리며 “초등학교 4학년 때 아이스하키 채로 맞아 손가락뼈가 부러졌고 중학교에 진학한 이후부터 폭행 강도가 더 세졌다”면서 “평창 동계올림픽 전에는 ‘이러다 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피고인과 마주쳐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법정에 서지 못했지만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생각해 용기를 냈다”며 조 전 코치의 엄벌을 호소했다.

심 선수는 그에 앞서 지난달 14일 여성 변호사와의 일대일 심층면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 전 코치가 만 17세 미성년자이던 2014년경부터 무차별적인 폭행과 폭언, 협박 등을 수단으로 성폭행 범죄를 상습적으로 저질러왔다고 진술했다.

법무법인 세종에 따르면 성폭행 고소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은 당시 경찰의 요청 때문이었다. 경찰은 조 전 코치의 휴대폰 등 증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고소 사실을 비밀로 유지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그동안 심석희 선수는 이러한 범죄행위의 피해 사실이 밝혀질 경우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둔 국가대표 선수로서, 그리고 한 여성으로서 견뎌야 할 추가적인 피해와 혹시 모를 가해자의 보복이 너무나 두려웠다”고 전했다. 또 “심석희 선수는 자신만큼 큰 상처를 입을 가족들을 생각해 최근까지 이 모든 일을 혼자서 감내해왔다. 하지만 이로 인해 입은 신체적·정신적 피해가 너무 막대하고 앞으로도 이런 사건이 절대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가족과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이 사건을 밝히기로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 전 코치 변호인은 성폭행 관련 혐의를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조 전 코치 측은 이날 SBS를 통해 성폭행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하며 휴대폰과 태블릿PC의 비밀번호를 제공하는 등 경찰 수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 선수는 초등학교 재학 시절 조 전 코치의 눈에 띄어 쇼트트랙을 시작했다. 고향인 강릉을 떠나 서울로 와서 조 전 코치의 집중적인 지도를 받았다. 이후 심 선수가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면서 조 전 코치와의 관계가 조명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조 전 코치를 폭행 혐의로 고소했고, 조 전 코치는 법정 구속됐다. 조 전 코치에 대한 2심 판결은 오는 14일 예정돼 있다.

윤은용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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