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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손혜원의 끝없는 악담, 이번에는 ‘신재민 양아치’ 게시물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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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신재민 가리켜 ‘양아치’ 게시물 공유
노무현·선동열도 못 피한 손혜원의 막말
위안부 할머니 빈소에선 엄지손가락 세우고 ‘인증샷’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을 ‘양아치’로 조롱한 게시물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직접 비난글을 작성하지는 않고, 누군가 올린 ‘신재민 비난’을 옮겨오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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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한 전우용 역사학자의 게시물. /손혜원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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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가리켜 ‘양아치’ 게시물 공유
5일 손 의원은 "현직에 있는 사람이 해고될 각오하고 공익을 위해 자기 조직의 비리를 폭로하는 게 공익제보이고, 퇴직한 사람이 몇 달이나 지나 자기 조직에 관한 헛소문을 퍼뜨리는 건 보통 양아치 짓"이라고 적은 전우용 역사학자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공유했다.

손 의원은 이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특별한 의견을 덧붙이지 않았다. 다만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우용 선생님의 말은 언제나 그저 놀라울 뿐"이라며 "전 선생님을 모시고 ‘악성 프레임’ 깨기 전문방송을 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썼다.

손 의원이 신 전 사무관을 비난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신 전 사무관이 청와대의 민간기업 인사개입 등을 폭로한 것이 ‘공격의 계기’다. 그는 지난 2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재민은 2004년에 (대학) 입학해 2014년에 공무원이 되었으니 고시 공부 기간은 약간 긴 편"이라며 "나쁜 머리 쓰며 의인인 척 위장하고 순진한 표정으로 떠드는 솜씨가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고 했다.

또 "신재민이 별안간 유튜브에서 공익 제보자 행세를 하는데 저는 이 대목에서 막다른 골목에 이른 도박꾼의 베팅 장면이 떠오른다"며 "신재민은 진짜로 돈을 벌러 나왔고 가장 급한 것은 돈"이라고 썼다.

이 글이 올라온 지 하루 만에 신 전 사무관이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고 잠적했다. 손 의원은 페이스북에 게재한 ‘비난 게시물’을 삭제했다. 이후 신 전 사무관이 목에 찰과상을 입은 채 구조됐다. 그러자 손 의원은 4일 "글을 내린 이유는 본인이 한 행동을 책임질 만한 강단이 없는 사람이라 더 이상 거론할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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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국회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뉴시스


"강단이 없다는 것은 무슨 뜻이냐" "내심 신 전 사무관이 사라지기를 바라고 있었느냐" 신 전 사무관 대학 동문을 중심으로 비난이 일었다. 분노한 시민들은 손 의원 후원계좌에 ‘18원’ 후원금을 이체하기 시작했다. 신 전 사무관 모교인 고려대학교 내부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국회의원 언사라고 보기에는 너무 ‘18’ 같았기 때문에 18원을 후원했다" "신 전 사무관에게 책임 전가하는 꼴이 토 나온다"는 글이 올라왔다.

시민단체 ‘공정연대’는 "손 의원이 ‘고시 공부 기간이 길어 머리가 나쁘다’면서 신 전 사무관과 전국의 모든 고시생을 모독했다"며 명예훼손 혐의로 손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손혜원 ‘무개념 발언’, 노무현·선동열까지 겨냥
"거론한 필요가 없다"고 쓴 지 하루 만에 손 전 의원은 신 전 사무관을 ‘양아치’로 비유한 글을 공유했다. 여론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민주당 내에서조차 "손 의원이 문제를 일으킨 게 이번이 몇 번째냐"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 의원이 구설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에게 "(아시안게임) 우승이 그렇게 어려운 우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승장(勝將) 선동열’은 국정감사 이후인 지난해 11월 대표팀 감독직에서 사퇴했다. 당시 선동열 전 감독은 "어느 국회의원(손혜원)이 말했다. ‘우승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이 또한 저의 사퇴 결심을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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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선동열 당시 야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손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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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손 의원의 ‘무개념 발언’을 피해가지 못했다. 2017년 3월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한 손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계산된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능욕"이라며 분노했다.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까지 나서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반응했다.

2017년 7월엔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군자 할머니 빈소에서 양쪽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환하게 웃는 사진을 찍었다. 손 의원은 당시 "(제가) 긴장의 끈을 놓친 것"이라며 "뭐라고 말씀드릴 것 없이 제가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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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 가운데 오른쪽)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왼쪽) 의원이 2017년 7월 24일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군자 할머니 빈소가 마련된 성남 분당 차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면서 사진을 찍고 있다. /손혜원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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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의원의 내부고발자에 대한 ‘기준’에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는 2016년 최순실 사태를 촉발한 고영태·노승일에 대해서는 ‘의인(義人)’이라고 추켜세웠다. 당시 이 둘을 ‘의롭고, 용감하고, 여리고, 착하다’고 극찬했다. 그러나 신 전 사무관이 문재인 정권의 비리를 폭로하자 돌연 ‘도박꾼’ ‘나쁜 머리’ 같은 표현까지 써가며 태도를 뒤집었다.

고려대 재학생 조모(24)씨는 "남의 편 내부고발자는 의인이고, 우리 편 내부고발하면 양아치인가"라면서 "양심이 있다면 내부고발자에 대한 인신공격만이라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고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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