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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국방부 “日 초계기 위협비행 사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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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서 강경모드 전환 / “日 레이더 조준 주장 사실 왜곡” / 아베 여론몰이에 대응수위 높여

국방부는 2일 우리 해군 함정이 조난 어선 구조 과정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화기관제) 레이더를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추기)했다는 일본측 주장에 대해 초계기의 저공비행으로 우리 함정을 위협한 일본측이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한·일 국방 당국 간에 사실 확인을 위해 계속 실무협의를 하자는 합의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동영상을 공개하고, 어제(1일) TV아사히와의 인터뷰에 고위당국자까지 나서서 일방적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우방국 함정이 공해상에서 조난 어선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일본 초계기가 저공 위협 비행을 한 행위 자체가 매우 위험한 행위”라며 “일본은 더 이상 사실을 왜곡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인도적 구조 활동 중이었던 우리 함정에 대해 위협적인 저공비행을 한 행위에 대해 사과해야 할 것이며, 실무협의를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가 언급한 고위당국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다. 아베 총리는 1일 TV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화기관제 레이더의 조사는 위험한 행위로, (한국이) 재발 방지책을 확실히 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일본측의 군사적 행동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면서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당초 국방부는 일본측의 주장에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차원의 로키(Low-key) 대응을 해왔다. 이후 한·일 양국은 지난달 24일 외교부 국장급 협의, 27일 한·일 군 당국간 실무급 화상회의를 통해 대화를 지속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실무급 화상회의 하루 만인 같은달 28일 P-1 초계기에서 찍은 동영상을 편집, 우리 해군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총리까지 나서서 여론몰이에 나서자 국방부도 대응 수위를 한층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최근 내부 회의를 열어 일본측의 주장을 반박할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가 일본측의 동영상 내용을 반박하는 동영상을 공개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 레이더 논란을 둘러싼 한·일 간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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