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소확행` 시대…치약 1만원 넘어도 지갑연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마트가 20일부터 이탈리아 명품 치약 브랜드인 `마비스`를 판매한다. 이마트 직원이 성수점 구강케어 매장에서 마비스 치약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 = 이마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국내외 고급 치약이 소개되면서 프리미엄 치약 시장이 커지고 있다.

샤워젤 등 보디용품과 샴푸 시장 고공 성장의 기세가 이제 치약으로 옮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H&B 스토어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1만원 안팎의 고가 프리미엄 치약의 매출(1월~12월 18일)은 지난해 동기 대비 63% 늘었다. 국내 업체가 생산하는 몽디에스 치약(100g·1만2800원)은 유해성분 무첨가로 자녀를 둔 가정에서 인기를 끌면서 올리브영 매출이 지난해 대비 112% 증가했다.

이탈리아 브랜드 블랑스 화이티스트 치약(75㎖·1만2600원)도 잘나간다. 이 치약은 아이슬란드 천연 이끼가 함유돼 미백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졌다. 또 치과 진료 후 치아관리를 하기 위해 환자들에게 사용을 권하는 치약으로도 유명하다. 같은 기간 판매량은 28% 늘었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H&B 스토어 부츠(Boots)에서도 올 하반기(7월~12월 18일) 구강케어 상품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부츠에서도 최근 한 개당 1만원이 넘는 고가의 프리미엄 치약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덴티스테 나이트타임 치약(160g, 1만3900원), 루치펠로 루이스랜드 치약(100g, 1만5000원) 등이 대표적이다. 부츠 관계자는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치약에 대한 수요가 급속히 늘고 있다"며 "작은 사치를 통해 행복을 누리는 '소확행' 트렌드가 생필품 영역인 치약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부츠에서 판매하는 치약 중 25% 이상은 1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치약이다.

이 밖에도 휴대용 가글액, 칫솔 등의 상품군도 인기다. 지난해 초 부츠 론칭 초기 전체 매출의 4%를 차지했던 구강케어 매출은 1년 사이 6%대로 늘었다.

치약의 고급화 트렌드는 대형마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마트는 20일부터 이탈리아 명품 치약 '마비스'를 판매한다. 국내 대형마트 가운데 최초 단독 입점이다. 과거 백화점 등 일부 프리미엄 마켓에서 소량으로 선보이던 제품이 마트로 판매가 확대된 것이다. 그만큼 프리미엄 치약에 대한 수요가 커진 셈이다.

'치약계의 샤넬'로 불리는 마비스는 이탈리아 여행 쇼핑 필수품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아이템이다. 국내 온라인몰에서 1개당 1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지만, 전 세계적으로 마니아층이 두껍다.

천진실 이마트 구강케어 바이어는 "아름다움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프리미엄 구강 제품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애경산업, 아모레퍼시픽 등도 프리미엄 제품군을 강화하는 등 치약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이 3월 출시한 '히말라야 핑크솔트 담은 치약'이 대표적이다. 히말라야의 청정함을 콘셉트로 파라벤·타르색소 등 8가지 화학성분 무첨가 등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 4~11월 중국에서 월평균 매출 신장률은 169%다. 출시 6개월 만에 250만개 이상(9월 말 기준) 팔렸다. 7초에 1개씩, 1분에 8개씩 팔린 셈이다. LG생활건강은 올 상반기 온라인 채널인 티몰, 징둥 등에 제품을 론칭한 데 이어, 현재 중국 왓슨스 3600여 개 전 매장에 입점을 완료했다. 디자인에 대한 반응도 좋아 '옌즈 치약(Yan Zhi·중국어로 '멋지다'는 의미)'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애경산업도 프리미엄 치약을 강화한다. 애경산업은 지난 10월 구강관리를 위한 치약 브랜드 출시를 위해 북유럽 핀란드 원료사 '핀그리디언트'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핀그리디언트는 핀란드 라플란드 지역에서 채취한 자연 원료와 식물성 원료를 제조하는 핀란드 원료사이다. 새롭게 선보일 치약 브랜드는 '스몰란드'로 내년 1월 출시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멘톨 고함량 등으로 남성에 특화한 '메디안 프리징쿨 치약', 아이스크림처럼 녹는 느낌의 '플레시아 오아시스 치약' 등 세분화된 고객 니즈에 맞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윤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