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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유럽, 첨단기술 공동개발 나선다…中 기술굴기 견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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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독·프·이·영, 연구개발에 2조2400억원 투자…中 기술·자본에 경계감, '화웨이 보안 문제'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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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이 인수한 독일의 로봇 생산 기업 '쿠카' 제품.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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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대규모의 첨단 기술 개발 계획을 승인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유럽에서 영향력을 급속히 키우고 있는 중국 기술 기업과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유망 기술 기업 사냥에 열을 올리는 중국 자본을 겨냥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날 독일·프랑스·이탈리아·영국이 오는 2024년까지 반도체와 각종 첨단 센서 등 마이크로 전자제품 연구개발에 총 17억5000만유로(약 2조2420억원)를 투자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이와 연관된 민간 투자 규모는 60억유로(약 7조6860억원) 이상으로 추산됐다.

이번 계획에는 전자부품업체 로버트보쉬와 반도체 대기업 인피니언 등 독일 대표 기술기업들이 포함됐으며, 프랑스-이탈리아 반도체 업체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영국의 IQE 등도 참여한다.

이에 대해 마르그레테 베르사게르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마이크로 전자 제품에 대한 혁신은 유럽 전체가 혁신에서 앞서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EU 차원에서 투자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EU의 첨단 기술 투자 확대의 배경에는 최근 몇 년간 급속히 영향력을 키운 중국에 대한 경계감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가 핵심 산업 육성 정책인 '중국제조 2025'를 앞세워 기술굴기를 추구하는 중국 견제용이라는 것이다.

WSJ은 "이번 조치가 유럽 각국이 중국을 겨냥해 외국 투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나왔다"면서 "EU가 중국의 기술 산업 지배와의 전투에서 '탄약'을 추가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 EU 외교관도 WSJ에 "중국 정부로부터 거의 무제한의 지원을 받는 중국 엄체의 불공정한 경쟁우위를 없애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유럽 각국이 중국 기업과 자본에 대해 경계감을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독일은 최근 비 EU 기업이 국방이나 첨단 기술 기업 주식을 10% 이상 취득할 때, 반드시 당국의 조사를 받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2016년 첨단 로봇기업 '쿠카'가 중국 자본에 넘어간 일이 계기가 됐다.

WSJ은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보안 문제도 중국 제품 의존도를 낮추려는 유럽의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독일과 이탈리아 등 (동맹국에) 화웨이 제품 사용 자제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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