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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과학을읽다]겨울철 '일산화탄소'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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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겨울철에는 좁은 원룸에서 요리 전후에는 환기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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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메탄(Methane, CH4)가스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겨울철에는 '침묵의 살인자'로 돌변하기도 합니다. 연소할 때 일산화탄소(CO)로 변신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메탄가스는 각종 유기물질이 분해되면서 발생합니다. 동식물체가 썩으면서 박테리아 등 미생물이 수소와 이산화탄소가 결합해 만들어지지요. 이산화탄소, 오존, 불화염화탄소, 산화질소 등과 함께 태양복사열의 방출을 차단해 지구의 온실효과를 초래하는 물질입니다.

소나 양 같은 초식동물이 풀을 소화시킬 때, 동물이 트럼하거나 방귀를 낄 때도 메탄가스가 나옵니다. 이 메탄가스는 도시가스의 주성분입니다. 올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도시가스 보급률은 83.1%입니다. 수도권은 92.7%, 서울은 98.6%의 가구에서 도시가스를 사용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가구에서 도시가스를 사용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겨울철에는 다른 계절보다 도시가스 사용에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혼자사는 1인 가구나 자취하는 사람의 경우는 각별히 조심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1인 가구수는 573만8931가구로 전체 가구(1975만1807가구)의 29.06%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10가구 중 3가구는 혼자사는 셈이지요.

겨울철, 혼자사는 가구에서 특별히 도시가스 사용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도시가스의 주성분인 메탄가스 때문입니다.

메탄가스(CH4)는 주변 산소량에 따라 생성물질이 완전히 달라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산소(O2) 공급이 충분하면 이산화탄소(CO2)와 물(H2O)이 발생하지만, 산소(O2) 공급이 부족하면 일산화탄소(CO)와 물(H2O)이 발생합니다. 연소할 때 산소가 부족해 불완전 연소하기 때문입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부탄가스나 연탄 등을 사용하거나 엔진이 작동하는 차안에서 장시간 있을 때 머리 아픈 증상이 집 안에서도 나타난다면 메탄의 연소 과정에서 발생한 가스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이산화탄소도 어지럼증이나 호흡 곤란, 구토 등의 증상이 올수도 있지만, 일산화탄소를 마시면 심각해집니다.

'연탄가스'로 잘알려진 일산화탄소는 사람의 폐로 들어가면 혈액 중의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산소 공급을 막습니다. 헤모글로빈과의 친화력이 산소보다 200배나 강력합니다. 일산화탄소를 마시면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기체입니다.

1인 가구나 자취하는 사람의 경우 대부분이 면적이 좁은 원룸 등에서 겨울에는 환기를 잘 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면적이 넓은 집에서도 환기를 하지 않으면 위험하지만 비좁은 원룸 등에서는 더욱 위험한 것이지요. 요리 등을 위해 장시간 도시가스를 사용하면 집 안의 일산화탄소 농도는 점점 높아지지만 춥다는 이유로 환기를 하지 않아 위험도가 커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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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의 환기구도 반드시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드름으로 막히거나 망가져 역류하지는 않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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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일산화탄소는 냄새와 색깔이 없기 때문에 좁은 집 안에서는 농도를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혼자살거나 자취하는 사람 중에 아무리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사람들은 집에 가서 환기부터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가정에서 도시가스를 연료로 하는 가스레인지를 1시간 사용할 경우 자동차 2대가 3분 동안 내뿜는 매연량과 담배 70개비를 피웠을 때 발생하는 일산화탄소의 양과 맞먹는다는 실험결과도 있습니다.

1인 가구뿐 아니라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도 가스레인지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환기장치를 작동시키고, 요리 후에는 춥더라도 잠깐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것이 침묵의 살인자인 일산화탄소의 침입을 막을 수 있습니다.

또 겨울철에는 늘 보일러를 켜고 사는 경우가 많은데 보일러의 환기장치가 막히거나 역류하지는 않는지 한 번쯤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보일러도 도시가스로 가동하는 만큼 연소 후 배기가스가 밖으로 정상 배출되지 않으면 일산화탄소 등의 유해가스가 실내로 유입될 수 있습니다. 강릉 펜션에서 고교생들이 피해를 당한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요리와 난방을 위해 부탄가스나 메탄가스 등을 연소시키면 이산화탄소나 일산화탄소가 생성됩니다. 생성된 가스들이 밖으로 빠져 나가지 못하면 내 몸 속에 흡수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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