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고 김용균의 꿈은 ‘정규직’… 텅 빈 기숙사에 남은 수험서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김용균씨의 기숙사 방에 남아있던 수험서적들. 그의 꿈은 ‘정규직’ 이었다. 시민대책위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19 무료 동영상과 함께하는 소방설비 산업기사 필기 전기편 단기완성>, <NCS 직업기초능력 300제>, <SK하이닉스 인적성검사>, <한국남동발전 NCS선발평가>… 지난 11일 새벽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고 김용균씨(24)의 기숙사에 남아있던 책들이다.

김씨의 꿈은 ‘정규직’이었다. 유족과 동료들에 따르면 김씨는 전문대를 졸업하고 군복무를 마친 뒤 7개월간 구직활동을 한 끝에 지난 9월17일 한국서부발전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에 입사했다. 그는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기관인 발전소에서 일하면서 경험을 쌓아 한국전력공사 정규직으로 취업하고 싶어했고, 힘들게 일하면서도 기숙사에서 틈틈히 공부했다.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와 유족들은 18일 김씨가 생활하던 기숙사에 남아 있던 유품들을 공개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김씨의 부모님은 지난 16일 오전 기숙사를 찾아가 김씨의 유품을 확인하고 오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홀로 사는 생활이 아직은 어색했던 듯, 기숙사 침대맡에는 ‘나가기 전 전등 켜짐 유무, 장판, 가스밸브 체크’ ‘준비물 체크’ 등이 적힌 A4용지가 붙어 있었다.

경향신문

김용균씨 방 침대맡에 붙어 있던 메모. 시민대책위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메모에 적힌 준비물 중에는 ‘나이트 야식, 데이 도시락’도 있었다. 김씨는 주간근무 때는 점심을 식당에서 배달시켜 대기실에서 먹었지만, 야간근무 때는 식당에서 3인분 이상만 주문을 받아서 배달조차 어려웠다. 회사에서 제공되는 야식비도, 야식도 없었다. 이 때문에 김씨와 동료들은 컵라면이나 햇반, 빵으로 저녁을 때우는 일이 많았다. 유족들이 김씨가 컵라면과 햇반을 구매하던 마트에 들렀을 때, 김씨의 얼굴을 알아보는 직원이 있을 정도였다. 김씨는 착하고 부지런해서 밥을 먹으라고 불러야만 작업을 멈췄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김씨의 어머니는 19일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안전사회소위원회 주관으로 열리는 ‘안전한 사회를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아들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충남지역 노동자들은 이날 오후 4시 서부발전 본사 앞에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연다.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

경북 구미에 있는 김용균씨 본가에 남아 있던 사진들. 시민대책위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