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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5년 전 문창과 단톡방서 성희롱” 대산대학문학상 수상 전격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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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수상자 없음’ 공지

심사위원과 사제 관계

공정성 문제도 제기돼

젊은 작가를 발굴하는 대산대학문학상 당선자 박모씨가 ‘단톡방 성희롱’ 가해자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씨와 심사위원이 ‘사제관계’인 사실이 알려져 공정성 문제도 불거졌다. 대산문화재단은 17일 박씨에 대한 수상을 취소했다.

박씨는 2013년 특정 여학생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하자며 농담하고, ‘야설’을 창작하는 등 온라인 성폭력이 벌어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멤버 중 한 사람이었다. 당시 서울과학기술대 문예창작학과 남학생 15명이 이 단체대화방에서 여학생 3명을 대상으로 성희롱을 벌였다.

피해 여학생이 2015년 ‘단톡방 성희롱’을 공론화하면서 주요 가해자 10명 중 4명이 자퇴했다. 5명은 휴학 권고 조치를 받고 군입대했다. 학과 측 처분에 불복한 1명은 무기정학 처분을 받고 행정소송을 벌였으나 대법까지 모두 패소했다. 박씨 등 5명은 아무 조치도 받지 않았다.

대산문화재단은 지난 13일 창비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대산대학문학상 당선자 5명을 발표했다. 박씨는 소설 부문 당선자로 선정됐다. 당선자들은 ‘창작과비평’ 봄호를 통해 등단한다.

재단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박씨를 ‘단톡방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하며 당선 취소를 요구하는 학생과 시민들의 항의 게시물 수십개가 올라왔다.

학생들은 심사위원과 박씨가 ‘사제관계’라고도 밝혔다. 소설 부문 심사위원 중 손모 작가는 올해 2학기 서울과기대에서 ‘소설창작연습’ 수업을 맡았다. 박씨는 이 수업에서 수상작과 같은 제목의 소설을 과제로 제출했다. 손 작가는 지난 10월 자신의 수업에서 박씨의 작품을 합평하기도 했다.

항의가 잇따르자 대산문화재단은 이날 공지를 내고 “심사위원회 재논의와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올해 소설 부문 ‘수상자 없음’의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며 “심사의 공정성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이 상에 거는 높은 기대치를 완벽히 충족시키기에 절차상 부족한 사항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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