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6월 동유럽 수라(Sura) 기지에서 총 5차례에 걸쳐 강력한 전자기파 에너지 빔을 전리층에 쏴 대기를 조작하는 실험을 했다.
수라 기지는 냉전 당시 옛 소련군이 건설한 바실수르스크(Vasilsursk)의 대기 난방시설이다. 이 기지는 대기 중으로 대량의 전자파를 쏘아 올렸으며, 여기서 나온 고주파는 260메가와트(MW)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작은 도시를 환하게 밝히고도 남을 정도다.
러시아 바실수르스크에 있는 수라 기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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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6월 7일에는 실험으로 인해 영국 크기의 절반인 12만6000㎢에 달하는 지역에 물리적 장애가 일어났다고 SCMP는 전했다. 이밖에도 지난 6월 12일 실험에서는 높은 고도에서 얇고 이온화된 기체의 온도가 섭씨 100도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이런 실험은 중국 지진예측 위성 ‘장헝(張衡)-1호’와 연계돼 수행됐다. 최첨단 센서를 탑재한 이 위성은 전자기장과 전리층 플라스마(기체에 열을 가해 나오는 기체·액체·고체 이외의 제4 물질 상태) 등을 빠르게 관측할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합동 대기 조작 실험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궈리싱 서안전자과학기술대학 교수는 SMCP에 "이런 국제적인 협력은 매우 드문 일이며, 이 기술 또한 매우 민감한 문제"라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이번 대기 조작 실험은 과학 연구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SCMP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 대기 조작 실험이 군사적으로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강력한 전자파를 전리층에 발사하면 적군의 통신 체계를 일시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리층 내 일시적으로 블랙홀이 만들어져 전파 반사를 막는 원리다.
옛 소련이 1981년 대규모 시설인 수라 기지를 만든 것도 이런 군사적 목적을 위한 것이다. 당시 소련 과학자들은 잠수함 통신 등 군사 작전을 위한 도구로 대기를 조작하려 했다.
미국도 이 군사 경쟁에 합류했다. 미국 국방부 산하 핵심 연구개발 조직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도 1990년대 수라 기지 4배 위력을 가진 최대 1기가와트(GW) 에너지 빔을 방출할 수 있는 기지를 건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도 더 큰 기지를 짓고 있다. 이전 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과학기술원과 중국전자과기집단공사(中國電科·CETC), 난창(南昌)대학은 군부의 지원을 받아 이보다 더 강력한 시설을 하이난(海南)성 산야(三亞)에 세우고 있다.
[이다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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