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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오도철의 내 인생의 책]①줌 - 메리 제인 라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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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풂의 마법사

경향신문

저자 메리 제인은 베풂의 마법사다. 이 책에서는 행복한 사람들의 또 다른 삶의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친구의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 할머니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밝게 웃어주는 분이었으며, 직접 만든 파이를 이웃과 나누어 먹기를 즐겨하던 분이었고, 글을 모르는 사람들에겐 좋은 선생님이 되어주는 분이었다. 할머니는 항상 무언가를 나누어 주는 것을 행복으로 아는 분이었다. 하루는 문 앞에 누군가에게 주기 위해 내놓은 물건을 보고 친구가 약간은 짜증 섞인 말투로 “할머니 물건들이 하나씩 없어지는 것을 보면 화가 나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할머니는 손녀를 앉혀놓고 말했다. “아가야, 중요한 건 타이밍이란다. 내 생애 마지막 날, 나는 아무것도 남기고 싶지 않아. 그래서 지금부터 조금씩 조절하고 있는 거란다.” 할머니는 인생의 참다운 진리를 깨달아 실천하는 성자였다.

메리 제인은 보시, 즉 ‘줌’에는 세 단계가 있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첫 단계는 한때 베푸는 것으로, 이 단계에서는 내가 정말 베풀고 싶어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 그러나 보시를 하고 나면 작은 기쁨을 느끼게 되고 이 기쁨의 기억은 또 다른 보시로 이어진다. 두 번째 단계는 나의 형제와 가족들에게 주듯이 베푸는 것이다. 우리가 함께 갖는다는 기쁨을 느끼게 된다. 세 번째 단계는 최상의 보시로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공중(公衆)에 내놓아(獻身) 세상의 평화와 안녕을 소망하고 일체생령을 살리는 자비행으로 최상의 기쁨을 얻게 된다. ‘보보일체 대성경(步步一切 大聖經)’이란 경문이 있다. 걸음걸음이 모두 부처님의 성스러운 가르침이란 의미이다. 저자는 참된 보시란 조금 덜어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필요한 사람에게 그냥 주는 무아봉공(無我奉公), 즉 ‘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오도철 | 원불교 교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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