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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기자수첩]일본서도 논란 중인 '82년생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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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희정 기자]

책 '82년생 김지영'이 최근 출간 2년여 만에 국내에서 누적 판매부수 100만부를 넘어 밀리언셀러 반열에 올라섰다. 한국 소설이 100만부 판매를 돌파한 것은 2007년 김훈의 '칼의 노래', 2009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이후 9년 만이다.

경력단절여성의 전형을 묘사한 이 책의 흥행동력은 단연 여성독자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이 책 구매자는 20·30대 중심의 여성(76.8%)으로 나타났다. 최근 3개월 기준 성별 및 연령별 독자 현황을 살펴보면 20∼50대 여성독자들의 대출목록에서도 모두 1위로 나타났다. 1980년대생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 여성으로부터 공감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된 것은 일본에서의 흥행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일본에서 출간된 지 이틀 만인 지난 10일 아마존재팬에서 아시아문학 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선 것. 인기에 힘입어 현지에서 출판된 지 나흘 만인 지난 12일 3쇄가 결정됐다.

일본에서도 이 책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이다. 일본 아마존에 올라온 리뷰를 보면 "많은 여성이 일상적으로 겪는 절망" "최근 여성의 고민을 이해하고 싶다면 추천한다"며 책에 공감한다는 내용이 다수를 차지한다. 반면 책을 '쓰레기' '독'에 비유하거나 "이 책은 여성을 매우 불쌍한 존재로, 남성은 매우 사악한 존재로 묘사했다"고 비난한 글도 눈에 띈다.

평범한 대한민국 여성을 상징하는 서른넷 전업주부 김지영씨의 삶을 통해 여성이 받는 성차별, 고용시장에서의 불평등, 독박육아 등을 사회구조적 모순과 연결해 보여준 이 책은 국내를 넘어 일본에서도 성대결의 구도로 치닫는 모습이다.

국내에서 '82년생 김지영'과 '김지영이 아닌 사람들'의 반목은 성차별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라는 책의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남녀 혐오로까지 이어졌다. 한국사회의 젠더 감수성에 커다란 변곡점이 된 지난 2년간 남녀 간의 갈등이 심화한 결과다. 이제 더이상 남녀 어느 누구도 불쌍한 존재가 돼선 안된다. '희생과 매도'에 대한 논란의 마침표를 찍고 서로에 대한 공감을 이야기할 때다.

머니투데이



황희정 기자 hhj26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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