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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새로나온 책] 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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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장소미 옮김/문학동네

'영혼의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가 청년 시절 자전적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들고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책은 자아를 찾아 떠난 청년의 여행길을 좇는다. 주인공의 이름은 '파울로'. 1970년대 히피로 살아간 작가 자신의 청년 시절 경험, 깨달음을 얻기까지의 모험과 방황, 사랑과 상처 등을 녹여냈다. 소설은 히피 문화에 대한 신랄한 묘사로 시작된다. 음악과 여행을 좋아하며 대중매체가 아닌 그들만의 시스템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던 원조 '힙스터'의 사상과 문화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세상 사람들이 미국 백악관이나 소련 크렘린궁을 세상의 중심이라 할 때 '보이지 않는 편지'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담광장에 모여든 젊은이들이 있었다. 독특한 패션을 추구하고, 자유와 평화를 사랑했던 이들은 히피라 불렸다.

히피들의 겉모습만 보고 그들을 '자유연애와 방종의 나쁜 예시'로 간주하던 사회의 냉담한 시선, 히피를 둘러싼 여러 가지 편견과 오해가 그려지고, 히피 문화의 중심에 있던 작가의 자조적 목소리가 위트를 더한다.

당시 사람들은 이들을 백안시했다. 치렁한 머리칼에 바틱염색이 된 알록달록한 옷을 걸치고, 씻지도 않고, 많은 양의 마약을 소비하며 성적으로 문란한 사람들이라는 편견. 히피를 사회와 미풍양속에 대한 위협이자 성공을 갈망하며 노력하는 세대 전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했던 사람들은 자유로운 영혼들에 불리한 말이라면 무엇이든 믿어버렸다.

소비사회를 거부하고, 비폭력과 평화를 염원하며, 틀에 박히지 않은 삶의 방식을 추구했던 젊은이들은 유토피아를 찾아 떠났다. 주인공 파울로도 여자친구와 함께 길을 나섰다. 그는 볼리비아 라파스를 지나 잉카의 잃어버린 도시 마추픽추로 향한다. 파울로는 히피 순례길을 걸으며 '세상이 진실한 교실'임을 알게 된다. 작가는 '매직 버스'에 오른 여행자들의 사연을 펼쳐놓으며 아프리카 대륙의 종족분쟁, 프랑스 혁명의 태동과 확산, 미국과 러시아 간의 냉전 등 세계의 근현대사를 조화롭게 아우른다. 자신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며 평화를 꿈꾸는 우리 시대의 히피들에게. 360쪽. 1만4500원.

김현정 기자 hjk1@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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