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9 (목)

[김관용의 軍界一學]훈련 때마다 日 반발…독도 방어 임무 '울릉부대' 창설 추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우리 군의 독도 방어훈련이 지난 13~14일 이틀간 독도 일대에서 진행됐습니다. 해군 대령급이 지휘하는 전대(戰隊)급 부대의 기동훈련과 병행해 실시된 이번 훈련에는 해군과 해양경찰의 함정과 항공기 뿐 아니라 공군 전투기 편대가 참가했습니다. 구축함(광개토대왕함·3200t급) 등 함정 5~6척과 P-3C 해상초계기 및 F-15K 등 항공기 4~5대가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년과 비슷한 규모라는게 군 당국의 설명입니다.

◇軍 “독도는 우리 땅”…독도방어훈련 실시

독도 방어훈련은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 방어 의지를 과시하고 외부 세력의 독도 침입을 차단하는 훈련입니다. 독도는 평시에 경찰이 관할하지만 통합방위법상 일부 지역에서 적의 침투로 치안 회복이 어려운 국지전 상황이 벌어지는 때에는 군이 통제하게 됩니다. 독도 방어훈련은 이같은 상황을 상정한 합동훈련입니다.

지난 1977년에는 해군이 단독으로 시작한 훈련이었지만, 1995년에는 해군과 공군의 합동훈련으로 범위가 확대됐습니다. 이어 1996년부터는 독도 방어의 중요성을 감안해 ‘동방훈련’이라는 이름으로 해군과 공군, 해경이 함께 연례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1년에 5~9회 정도 훈련이 진행됐지만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과 기상 여건, 유류 절약 등의 이유로 최근 들어선 상·하반기 각 한 번씩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 편대가 독도 상공을 초계비행하고 있다. [출처=공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독도는 대한민국의 영토로, 독도 방어훈련은 우리 영토를 지키기 위한 우리 군의 정례적인 훈련이지만 일본은 “수용할 수 없다”며 매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일본 외무성은 “이번 건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영유권에 대한 우리나라의 입장에 비춰볼 때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면서 “매우 유감이며 훈련 중지를 강하게 요구한다”고 반발했습니다. 일본 여당인 자민당 의원들도 긴급 외교위원회를 열어 우리 군의 독도 방어훈련을 격렬하게 비난했습니다.

과거 일본이 역사교과서를 왜곡하고 시네마(島根)현 의회가 ‘다케시마(독도)의 날’ 제정 조례안을 가결하는 등 독도 영유권 주장을 계속하자 일각에서 독도에 해병대를 주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바 있습니다. 독도에 국군을 상주시켜 독도의 영토 분쟁화를 사전에 봉쇄해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군 당국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독도가 백령도 등 서북도서 처럼 북한군과 직접적으로 대치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다른 섬들과 마찬가지로 경찰에게 임무를 맡기는게 적절하다는 취지였습니다. 한국이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이상 경찰을 대신해 군이 주둔하게 되면 오히려 일본의 영토 분쟁화 의도에 말려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해병대, 독도 방어 임무 ‘울릉부대’ 창설 재추진

최근들어 해병대가 독도 방어를 위한 ‘울릉부대’ 창설을 다시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도서 지역 방어를 위한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확대해 제주(해병 9여단)와 독도 지역까지 방어력을 제공하는 ‘전략도서방위사령부’로 개편한다는 구상입니다. 현재 해병대는 울릉도 지역에 중대급 병력을 순환배치하며 훈련을 시키고 있는데, 울릉도에 아예 대령급 장교가 지휘하는 대대급 상비 병력을 갖춘 부대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계획은 지난 해 국방부에 보고됐습니다. 지난 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전진구 해병대 사령관은 “울릉도 지역은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 소지가 있는데, 현재 해병대 전력이 배치돼 있지 않다”면서 “이곳에 해병대 부대를 배치함으로써 방위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송영무 국방장관이 부대 창설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병대 계획은 본격화 하지 못했습니다. 해병대가 본연의 임무인 공세적 능력을 강화해야지, 방어 임무는 그 다음에 생각할 문제라는 취지였다고 합니다.

이데일리

해병대 장병들이 상륙훈련 도중 울릉도 주변에 대한 수색정찰을 하고 있다. [사진=해병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 취임 이후 해병대는 다시 울릉부대 창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북도서 방어 위주에서 벗어나 주변국 위협까지 동시에 대비할 수 있는 전략도서방위사령부 전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주변국 상륙전력 증강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일본의 과거사 왜곡과 독도영유권 주장 목소리가 높아지던 시절인 2006년 ‘한일관계에 대한 특별담화문’을 통해 “독도문제에 대한 대응방침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다음은 당시 담화문의 일부 입니다.

“독도를 분쟁지역화 하려는 일본의 의도를 우려하는 견해가 없지는 않으나, 우리에게 독도는 단순히 조그만 섬에 대한 영유권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과의 관계에서 잘못된 역사의 청산과 완전한 주권확립을 상징하는 문제입니다. 공개적으로 당당하게 대처해 나가야 할 일입니다. 물리적인 도발에 대해서는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그밖에도 필요한 모든 일을 다 할 것입니다. 어떤 비용과 희생이 따르더라도 결코 포기하거나 타협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