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1 (수)

탄생 100주년 '오장환 전집' 출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연합뉴스

오장환 전집[솔출판사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1930년대 한국 시단 천재로 불린 시인 오장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오장환 전집'(전 4권·솔출판사)이 출간됐다.

오장환은 '시인부락', '자오선' 동인으로 서정주, 이용악과 함께 시단 3재(三才)로 꼽혔으나, 해방 후 조선문학가동맹에 가담해 활동하다가 1948년 월북했다.

월북 이력 때문에 우리 문학사에서 한동안 다뤄지지 못하다 1990년대부터 재조명 작업과 문학상 제정 등 기념행사가 이뤄졌다.

이번 전집 1·2권은 박수연 충남대 교수, 노지영 문학평론가, 손택수 시인이 시집 편과 산문 편으로 편찬했다.

시 전집의 경우 현대어본과 원문을 함께 수록해 독자와 연구자에게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산문 전집에는 오장환의 미발굴 원고인 동화와 소설을 비롯해 50여 컷 화보를 수록했다.

3·4권은 김종훈 고려대 교수, 유성호 한양대 교수, 방민호 서울대 교수 등 20명의 연구자가 모여 저술한 연구논문집이다. 3권은 오장환의 개별 시집들을 대상으로 전위적이고도 정치적인 오장환의 문학 세계를 파악하기 위한 논문을 실었다. 4권에는 오장환의 문학적 편력 가운데 동시대의 문화적 기억을 중심으로 쓴 논문이 담겼다.

이번 전집에는 그간 독자들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미발굴 원고들이 국내 최초로 수록됐다.

1권에는 오장환이 34세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출간된 다섯권 시집 초간본을 저본으로 삼아 원문 및 현대어로 수록하면서 비교·해설 또한 넣었다.

또 시 15편, 동시 46편, 어린이시 1편, 일어시 10편, 번역 동시 6편 등 78편 원고를 최초로 공개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1933년 작인 '목욕간'이 등단작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전집 작업을 통해 '조선의 아들'(1932년)이 새로 발굴되는 의미 있는 성취가 있었다.

"명년 춘삼월

꽃이 피고 잎이 피면

조선의 한 아들은

강상에 고이 고이 묻히러 간다

말없이 와서 살다

잔뼈가 늙도록

조선의 땅을 거루며

땀과 눈물을 뿌리고

영원히 이땅에 묻히러 간다"('조선의 아들' 부분·287쪽)

2권에는 오장환이 생전에 단행본으로 출간한 '남조선의 문학예술', 작가론, 시평, 수필 및 기타 잡문이 수록됐다.

오장환의 미발굴 산문과 소설, 동화, 좌담이 처음으로 독자들과 만난다.

박수연 교수는 머리말에서 "이 전집의 기획은 애초 도종환 시인의 발의로 이뤄졌다"며 "그는 한국 문학의 이념적 금제를 돌파하는 과정에서 오장환이라는 시인을 우리 문학의 한가운데로 불러왔다"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선행 전집을 만들어낸 편찬자들, 필요한 화보와 새로 발굴한 원고 등을 공유해준 학자들, 오장환문학제를 진행하는 보은군과 보은 문화원 등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들을 기억하는 일이 오장환의 세계관을 문학 속에서 실현하는 일이며 결국 한국의 역사를 여러 억압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bookmani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