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인적쇄신 명단 발표…김무성·최경환·홍문종 등 21명

당초 10여명 예상보다 큰 규모
나경원 "인적 쇄신 규모에 유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충돌한 전원책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위원들이 지난달 9일 오후 여의도 기계회관에서 조강특위 위원장인 김용태 사무총장의 주도 하에 회의하고 있다./성형주기자

자유한국당이 15일 김무성·최경환·홍문종 의원 등 현역의원 21명을 당협위원장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부터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조직강화특위가 보고한 ‘국회의원 선거구 조직위원장 임명안’을 의결했다. 비대위의 의결 직후 강성주·전주혜·이진곤·오정근 등 조강특위 외부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당협위원장의 지위와 공모 자격을 박탈한 현역 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조강특위가 공개한 인적 쇄신 대상 명단에는 곽상도, 권성동, 김무성, 김용태, 김재원, 김정훈, 엄용수, 원유철, 윤상직, 윤상현, 이군현, 이완영, 이우현, 이은재, 이종구, 정종섭, 최경환, 홍문종, 홍문표, 홍일표, 황영철 의원 등 총 21명이 포함됐다.

이 중 최경환·홍문종 의원 등은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으로 꼽힌다. 비박(비박근혜)계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과 조강특위 위원장을 맡고있는 김용태 사무총장 등 당 핵심인사도 대거 포함됐다.

현역의원을 대상으로 한 인적 쇄신의 폭이 10여명에 그칠 것이라던 당초 예상보다 훨씬 큰 규모로 당협위원장을 교체하겠다고 조강특위가 밝힘에 따라, 추후 당내에 후폭풍이 오리라 예상된다.

조강특위는 현역의원 21명을 포함한 79개 지역의 당협위원장을 교체하고 173개 지역의 당협위원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다만 염동열 의원이 당협위원장으로 있는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의 경우, 염 의원이 1심에서 기소돼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기 때문에 별도의 판단 없이 보류지역으로 분류했다고 했다.

이번 물갈이 인사 단행에는 2016년 총선 공천 파동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선거 패배 등에 책임 있는 이들에게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공천을 주지 않겠다는 의미가 깔려있다.

이진곤 조강특위 위원은 "21명 의원들은 당협위원장직에서 교체되고, 현재 당협위원장이 아니어도 추후 한국당 당협위원장 공모에도 응모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전주혜 조강특위 위원은 "한국당은 기득권에 안주하며 국민의 비난과 지탄의 대상으로 몰락했다"면서 "지난 2016년 총선, 최순실 사태, 보수정당 분당(分黨), 대선과 지방선거의 패배에도 누구 하나 제대로 책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인적 쇄신의 배경을 설명했다.

전 위원은 "조강특위는 언제부터 책임 소지를 따질지 기준을 세웠다"며 "2016년 총선 과정의 계파 갈등과 낙하산 논란부터 당 몰락이 시작됐다고 중지를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수호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인재를 등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며 "보다 젊어지고 각 분야의 전문성으로 무장한 여성·청년·장애인·소상공인 등의 인재를 발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진곤 위원은 "김용태 사무총장 겸 조강특위 위원장의 경우, 2016년 선도 탈당으로 당이 분열되는 데 단초를 제공했다"며 "김 사무총장 스스로도 용단을 내리겠다고 밝혀 그 뜻을 수용했다"고 말했다.

한국당 조강특위는 "새 당협위원장 공모는 1월 중순까지는 끝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전주혜 조강특위 위원은 "79개 지역에 대한 당협위원장 공모 중 10여개 지역은 공개경쟁 오디션을 통해 위원장을 충원하는 계획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오정근 위원은 "79개 지역 당협위원장 중 절반 정도는 청년들로 채울 생각도 있다"면서 "올바른 안보관을 가지고 있는 청년들이라면 비율에 구애받지 않고 더 많이 선발할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나경원 원내대표는 예상보다 큰 폭의 인적 쇄신안에 강한 유감을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진곤 조강특위 위원과 회동한 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개혁에 반대하지 않지만, 인적 쇄신의 폭 등에서 일부 조강위원들에게 이견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강특위의 인적 쇄신안이) 개혁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단일대오를 이루고 대여(對與) 투쟁을 하는 데 진통이 있지 않을까 싶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김병준 비대위원장에게 오늘 당협위원장 배제 명단에 오른 의원이라도 남은 1년간 의정활동을 열심히 한다면 다시 구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허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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