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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휘청이는 美·中 5000만대 자동차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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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만대 자동차 시장이 휘청이고 있다.

세계 최대 차 시장인 중국(지난해 기준 약 2900만대)·미국(약 1900만대)을 두고 하는 얘기다. 금리 상승, 경기 둔화 등 거시경제적 요인으로 이 ‘빅2’ 차 시장의 부진이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계일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수출을 앞둔 완성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1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시장의 11월 차 판매량은 약 7년 만에 가장 가파른 감소세를 기록했다. 최근 중국자동차제조협회(CAAM)은 11월 차 판매량이 255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9% 줄었다고 밝혔다.

중국 차 판매량은 11월을 포함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나가는 중이다. 지난 9, 10월 모두 전년 동기 대비 12% 가까이 줄었다.

올해 중국 차 판매량은 199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누적 판매량은 총 254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다. 미중 무역 전쟁,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약화가 차 시장 성장세 둔화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쉬하이둥 중국자동차공업협회 부회장은 이같은 부진과 관련 “우리는 현재 힘든 시기에 처해 있다”면서 “이 과정은 정말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 차 업계는 정부에 수요 진작을 위한 경차 취득세 50% 인하책을 요구하는 중이다. 중국 정부가 이 대책을 시행할 시 하락세를 거듭하는 차 판매량이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2016년 중국 정부는 경차 취득세 감면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그해 중국 차 판매량은 13.7% 급등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최근 차 업계 내 부실기업 퇴출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차 수요 진착책을 당분간 시행하지 않을 거란 관측도 나오는 중이다.

미국은 경기가 좋은 편임에도 앞으로 차 판매량이 계속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최근 나오는 중이다. 미국자동차판매협회(NADA)는 내년 미국시장 차 판매량이 1680만를 기록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는 올해 판매 예상치인 1700만대보다 1.1% 줄어든 수치다.

NADA의 내년 판매량 예상치는 2014년 이후 5년만에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이 1700만대 아래로 떨어진 양이다. 미국 시장 차 연간 판매량은 지난 2016년 1760만대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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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수출 부진 등의 영향으로 4월 전산업 생산과 수출이 동반 부진양상을 보인 가운데 지난달 30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선적부두에서 자동차들이 수출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차 판매량의 감소세 이유는 바로 금리 인상 때문이다. 지난 7일 기준 차 대출 평균금리는 5.41%로 지난해 12월 수치인 4.30%보다 1.1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올해 초 진행된 세금 감면 혜택으로 소비자의 새 차 구입이 잇따른 점도 내년 판매량 부진 예상의 이유로 꼽혔다.

국내 완성차 업계도 양대 시장 부진에 따라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내년 글로벌 차 판매 성장률이 0.1%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열고 내년 글로벌 판매 내실화를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 내년을 ‘V자 회복’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게 현대·기아차 측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미국 시장에선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아차 텔룰라이드 등을 선보임으로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을 확대해 판매·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중국에선 사양·가격을 현지에 최적화하고 바이두 등 현지 업체와 협업 통해 신기술을 대폭 적용한 신차로 실적 회복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사진=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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