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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계산적 인간’ 추락한 현대인, ‘샤머니즘’서 치유의 길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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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박정진 지음/살림/39000원


네오샤머니즘/박정진 지음/살림/39000원


세계일보

철학인류학자이자 세계일보 평화연구소장으로 있는 박정진(사진) 박사가 인류평화를 염원하는 방대한 인류학적 저서인 네오샤머니즘(Neo-shamanism)을 출간했다. 저자는 책에서 무엇보다도 과학기술 만능 시대에 ‘계산적 인간’으로 변모한 인간이 샤머니즘의 평화 정신에서 지혜를 얻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네오샤머니즘’이란 과학기술을 향유하기는 하되, 거기서 오는 부정적인 측면과 부작용을 치유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본래인간’을 회복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특히 샤머니즘의 정신은 서양철학계를 풍미하고 있는 하이데거 존재론의 미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옛 인류의 조상들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가 있었어요. 그러나 근대과학시대의 출발과 더불어 극단적으로 계산적 인간이 되고만 것이 현대인입니다. 현대인은 풍부한 물질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생활환경의 각박함으로 인해 반대로 여러 정신병리 현상에 노출되어 있어요. 그로 인해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놓치고 있어요.”

니체는 “신은 죽었다”라는 말로 20, 21세기를 미리 규정했지만 그는 ‘잃어버린 신(神)’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니체, 동양에서 완성되다”라는 책을 펴내기도 한 그는 인간이 신을 섬기는 것은 실은 인간을 위해서였다고 설명한다. 신으로부터 소외된 인간은 과학기술문명을 가지고 인간신(人間神)이 되려는 만용을 부리고 있지만 신과 자연으로부터 소외되는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자연의 동식물 혹은 무생물까지도 존재라는 의미에서는 평등하며, 함께 살아가고 있는 존재들입니다. 반드시 누가 누구의 이용 대상이 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생존을 위해서 서로를 먹고, 이용하지만 그것이 전적인 것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옛 조상들은 생존을 위해 사냥을 하더라도 반드시 사냥한 동물에 대해 미안해하면서 제사 지내는 마음이 있었다고 그는 강조한다.

저서에 장문의 발문을 쓴 문학평론가 진형준 전 홍익대교수는 “(저자는) 그 누구도 시도해보지 않은 작업을 하고 있다”며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새로운 철학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했다. ‘신체적 존재론’으로 명명되는 저자의 철학이 네오샤머니즘에서 빛을 발하는 것은 옛 샤먼을 ‘만물만신의 경지’에 오른 인물로 새롭게 조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계산적 인간’을 버릴 수는 없지만, ‘축제의 인간’을 회복해야 인류의 미래 평화가 보장됩니다.” 올림픽을 비롯하여 세계적인 축제 연구자이기도 한 저자는 축제적 인간에서 남북통일과 평화의 지혜를 모색할 것도 제안한다. 그는 최근 하이데거학회와 동서철학회 등에서 자생철학을 주제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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